[과기강국, 출연연이 뛴다](4)해양연, 남태평양 통가 해저에서 광물자원 캔다

[과기강국, 출연연이 뛴다](4)해양연, 남태평양 통가 해저에서 광물자원 캔다

‘남서태평양 바다밑에서 광물자원을 캐낸다’

오스트레일리아 동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통가’. 170여개의 섬들로 이뤄진 아름다운 나라 통가의 바다 밑에는 많은 해양광물이 묻혀 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이 광물자원 개발권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원장 강정극)은 지난해 통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우리나라 경상북도 면적에 해당하는 약 2만㎢의 해양광물자원(해저열수광상) 독점 개발을 위한 탐사권을 확보했다. 영국 ‘넵튠(Neptune)’, 캐나다 ‘노틸러스(Nautilus)’ 등 거대 민간기업과 경쟁해서 얻어낸 성과다.

해저열수광상 자원은 약 2000m 정도의 바다 밑에서 뜨거운 광액이 해저 지각을 통해 방출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광물자원으로 해저화산활동이 활발한 해령 및 해구 주변지역에 분포한다. 이 해저열수광상에는 구리·아연 등과 함께 금·은 등의 귀금속이 다량 함유돼 있어 경제성이 높은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해저기구는 해저열수광상 가치를 톤당 평균 819 달러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 금속가격이 인상되면서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진 열수광상 자원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민간광업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노틸러스와 넵튠 등은 파푸아뉴기니와 뉴질랜드 등에서 2010년도 상업생산을 목표로 집중 탐사와 함께 채광선을 건조하고 있어 머지않아 해저광물자원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양연이 독점 탐사권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해양연이 확보한 지역은 광물자원의 양이 풍부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연 심해연구사업단 이경용 박사는 “해양연이 확보한 통가 EEZ에는 적어도 900만톤 이상의 해저광맥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향후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연간 30만톤 정도의 채광과 함께 약 1억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금속가격이 최고에 달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1억7000만∼1억8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해양열수광상 개발사업은 지난 2000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의결된 ‘심해저광물자원 개발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까지 총 181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는 해저면 시험 시추와 기초환경조사 등을 통해 광상 규모를 평가하는 일을 주로 추진한다.

이경용 박사는 “탐사권을 확보한 지역에 대해 실질적으로 자원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한다”며 “지구물리조사를 통해 광채 부존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조사에는 해양연구원이 보유한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사용되며, 올해 완공되는 극지연구소의 쇄빙선 ‘아라온호’도 내년 2월경 부존위치 확인작업에 투입된다.

해양연은 올해 4월경 피지 현지사무소를 개소하고, 탐사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탐사가 끝나면 2011년부터 시추를 시작하고, 시험채광과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적인 채광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경용 박사는 “통가 외에 추가 탐사권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며 “피지 등의 국가에서 탐사권 확보를 추진중이며, 인도양 등 공해 지역 탐사권 확보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