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 닌텐도 같은 기업이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라고 경제부처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4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첫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엔화상승을 활용한 일본 내수 시장 공략 방안을 지시하던 도중 닌텐도를 직접 거론했다.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닌텐도 게임을 많이 하는데 우리도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 그런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한 당국자는 “만드는 기술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며, 컴퓨터게임은 일본 이상 잘하고 있다”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같이 만들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창조적인 측면은 닌텐도에서 배워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엔화상승 상황을 잘 활용해 우리 기업이 일본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시장은 한번 뚫어 놓으면 오래가는 시장 특성을 갖고 있다”며 “엔화상승 상황을 십분 활용해 일본 내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방문한 콜롬비아와 브라질 등을 거론하며 중남미 내수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라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1년간 수출이 버텨야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며 “경제 위기 때는 차별화된 수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이후 과천청사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도 경제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다른 테이블로 물린 채 무역 관련 국·과장, 사무관, 주무관과 한 테이블에 앉아 의견을 교환하며 격려했다. 한편 청와대는 앞으로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매주 목요일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 외에도 수시로 현장이나 정부부처에서 회의를 개최해 현장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진호·유형준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