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강풍에 우리 효자 품목인 IT 수출도 휘청거렸다.
지식경제부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IT 소비 위축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1월 IT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38.3% 감소한 69억6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기간 동안 IT 수입도 40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9%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전체산업 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2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휴대폰 22억달러 △패널 12억4000만달러 △반도체 15억달러를 수출했다. 국가별로는 △EU 10억1000만달러 △미국 11억8000만달러 △일본 3억9000만달러 △중국 24억9000만달러 △남미 5억달러로 선진·개도국 시장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미국 휴대폰 수출은 WCDMA, 스마트폰 수출에 힘입어 작년 동월 대비 25.1% 증가한 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동규·이진호기자 dkseo@etnews.co.kr
<뉴스의 눈>
휴대폰의 월간 수출액이 20억달러 선을 다시 회복했다.
디스플레이는 선진시장에서는 부진했지만, 7%대 성장률을 잡고 있는 중국으로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면서 선방했다. 반도체는 키몬다 파산과 감산 효과가 나오면서 단가가 소폭이지만 상승 반전했다.
1월 IT 수출이 부진했지만, 핵심 품목별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휴대폰은 세계 경제위기 진앙지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1%나 늘어나면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억3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개월 만에 다시 20억달러 이상을 회복했다. 휴대폰은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7억달러나 앞지르면서 압도적 1위 IT 수출 품목의 자리를 지켰다.
오바마정부가 미국 내수 부양을 위해 본격적으로 뛰면서 미국의 휴대폰 수요는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최대한 시장점유율을 높여 놓는 것이 향후 경기회복 후 세계 휴대폰시장 경쟁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안고 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는 소비위축→완제품 판매부진→패널값 하락→수출부진이라는 전형적인 과정에 놓였다. 하지만, 일단 홍콩을 포함한 중국시장에서는 선전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여전히 7%대 성장률을 고수했다. 세계 수요 감소와는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는 조건이다. 어려움은 있지만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호조건이다.
작년 동기에 비해 46.8%나 감소한 월간 15억달러 수출액을 어렵게 턱걸이한 반도체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다. 다만 외국 경쟁업체 도산 등 점유율을 높일 기회는 만들어졌다. 1월 전체 산업이 29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내는 동안 IT산업은 28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만 봐도 기회 요인은 충분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