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을 맞은 이상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지역 IT·CT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그 어느때보다도 이원장을 비롯한 진흥원의 적극적인 선도 역할이 요구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자금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콘텐츠 제작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문화산업 펀드’ 조성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 상무 등 창투사 경력을 갖고 있는 이원장은 지난 9월, 취임 당시 ‘10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의욕적으로 밝혔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국내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미국계 투자회사 등 다각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나 광주지역서 매칭자금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아 외부자금을 끌어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원장은 스스로 “광주지역에서 대응 매칭자금을 확보할 수 없으면 펀드조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광주시 뿐만 아니라 사기업이 적극 나서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펀드조성이 자칫 무산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업계는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지역 콘텐츠 업체에 대한 투자 제의가 잇따라 취소되고 제작주문도 뚝 끊겨 ‘고사직전’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관계자는 “경영난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폐업을 고민하는 업체가 상당수에 달한다”면서 “기업을 긴급 지원할 수 있는 펀드조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광주지역 IT·CT산업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흥원과 별개로 광주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차원에서 올해 15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 펀드 설립을 추진키로 하고 정부에 50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무산된 상태다.
이상길 원장은 “영세하고 취약한 광주지역 IT·CT산업의 활성화 차원에서 펀드조성 외에 IT·CT산업의 융·복합화와 연구·개발 과제 수주 등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