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검거에 CCTV가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월 안산시에 구축된 IT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CCTV와 함께 이동 차량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는 자동 차량 인식 장치(AVI : Automatic vehicle identification)가 범인 검거에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란 차세대 교통체계를 위한 도로 교통 정보 감지 시스템(ATMS), 교통 흐림 감시 시스템(ATIS), 대중 교통 정보 감시 시스템(APTS) 등을 포함하는 종합 교통 체계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완료된 안산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엔 다른 곳에는 없는 특이한 장치가 설치됐다. 바로 AVI.
SK C&C가 개발·장착한 이 장치는 이동 차량을 식별할 수 있는 첨단 광학 시스템으로 CCTV에 설치된다. 과거 주로 고속도로 속도 위반 카메라에 주로 탑재됐지만 SK C&C는 도심에 맞게 이를 개조했다.
AVI의 경우 차량자동인식시스템으로 시속 180㎞로 달리는 차량의 번호판도 찍어낼 수 있는 만큼 불법 주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한 생각은 큰 효과를 낳았다. 과거 단순 CCTV로는 엄두도 못 내던 뺑소니 등 과속 차량 단속이 가능해진 것이다. 안산시의 경우 불법 주정차나 이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중앙로, 해안로 등 20여 곳에 장치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성능이 확인된 것은 설치 후 한 달이 채 안된 시기. 전체 CCTV에 설치하지 못했지만 공교롭게도 현금을 뽑고 차를 몰고 나오는 범죄 이동 경로에 집중 설치돼 있던 AVI에는 강호순의 에쿠스 차량이 고스란히 찍혔다. 비교적 느린 속도로 이동하던 강호순의 경우 이미지가 아주 선명했다.
SK C&C 측은 “비교적 최근 시스템이 탑재된 안산시의 경우 ITS와 관련한 현재 구현 가능한 모든 기능이 다 설치됐다고 보면 된다”며 “범인 검거에 쓰인 AVI도 현재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첨단 기술이고 현재 전국 각지에 설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VI뿐만 아니라 현재 안산시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첨단 교통 체계가 설치됐다. 안개가 많은 지형을 위한 반사식 레이더 검지기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입구에도 교통 흐름을 알 수 있는 도로 전광표시(VMS)이 만들어졌다.
안산시는 지난 1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안산시 시스템은 시뮬레이션 기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ITS 구축 이후 교통 흐름도 좋아져 차량 이동 속도가 평균 속도도 10∼20㎞가 늘었다는 것이 일반적 평. 이와 관련 안산시는 현재 2차 ITS를 구축하고 있다. 역시 SK C&C가 공사를 맡았고 버스교통정보시스템(BIS)과 불법 주정차단속시스템(PES)을 만들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