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에도 `하이브리드 바람`

굴삭기에도 `하이브리드 바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바람이 굴삭기·지게차 등 중장비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5일 두산인프라코어(대표 김용성)는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돌려서 연료비가 3분의 2로 줄어드는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국책과제로 개발, 2011년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디젤엔진을 최적 연비의 회전수에 고정시키고 과부하 작업시 전기모터의 힘을 더해서 엔진 출력을 보충하는 친환경 건설장비다. 굴삭기의 선회와 작업장치 작동시 남아도는 엔진마력으로 배터리를 재충전하기 때문에 전기변환장치 등을 갖춰 연비를 35% 가량 향상시킨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모터 구동을 위해 이차 배터리보다 내구성과 순간 전류공급이 뛰어난 울트라 캐퍼시티를 채택한다. 연료 과소비와 배기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어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굴삭기 시장의 30%가 하이브리드 장비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미 일본 고마쓰는 세계 최초로 중형 하이브리드 굴삭기의 개발을 끝내고 올해부터 주문판매에 들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주관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굴삭기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22톤 중형 굴삭기의 하이브리드화를 목표로 2014년까지 총 180억원의 지경부 자금을 지원받고 국내외 7개 기관이 공동 참여한다. 회사측은 하이브리드 장비로 전환할 경우 운행시간이 짧은 일반 승용차(하루 2시간)보다 건설용 중장비(하루 8∼10시간)가 투자비 회수기간이 4배나 빠르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기존 굴삭기 장비보다 50% 가량 비싸지만 2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 측은 22톤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도입하면 연간 1700만원의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하루 10시간, 연 200일, 경유 1300원/ℓ 기준)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두산인프라코어 김낙인 박사는 “굴삭기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기술 보급속도는 자동차 시장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며 “2011년께 하이브리드 굴삭기 1세대 제품을 출시하고 휠로더와 지게차 분야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라이벌 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도 하이브리드 굴삭기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용량 모터·인버터를 자체 생산하고 지난해 대우버스와 함께 하이브리드 버스를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두산측과 상용화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건설기계(대표 마이클 키스로다)는 본사 차원에서 하이브리드 중장비용 엔진기술을 완성했으며 현재 굴삭기, 대형트럭 등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상용화하는 시기만 조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