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국내 최초로 한국전력의 ‘전남 진도-제주 간 초고압 해저케이블 구축’ 사업권을 따냈다. LS전선은 이를 계기로 선진 기업들이 독점해온 해외 해저 케이블 사업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한국전력 역시 공사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사장 김쌍수)은 ‘전남 진도-제주간 전력계통 연계를 위한 해저케이블 사업 계약을 LS전선(대표 구자열)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직류 연계 사업 예산은 3억1200만 달러(4447억원)로 2011년 말 완료할 예정이다. 준공되면 지난 10여년간 제주도 전력수요의 약 36%를 공급해왔던 해남-제주간 직류연계설비의 용량 부족을 해소, 제주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전력 송변전건설처 김홍래 부장은 “국제 입찰에는 프랑스 넥상스(NEXANS)·일본 JPS·LS전선 등 3개사가 참여, 이들 입찰사에 대한 성능보증평가, 기술능력평가를 실시한 결과 LS전선이 유일한 협상적격자로 선정, 계약 협상 과정을거쳐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이번 수주를 계기로 지난 50여 년 간 국내외 직류해저케이블을 독점해온 유럽 3개사(넥상스·ABB·프리스미안) 시장 구도에 일부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입찰 방식엔 입찰 참여 전제 조건으로 해저케이블 구축 실적을 요구, 그동안 유럽 3개사만이 참여해왔으나 LS전선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해저케이블 사업에 진출하는 요건을 갖췄기때문이다.
한전은 LS전선과 계약, 약 1200억원의 사업 예산을 절약하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3사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높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한전은 그동안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발주한 바 있다.
한전 관계자는 “유럽 3사가 해저케이블사업을 사실상 독식, 공사비가 올라가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전은 입찰 참여자를 확대, 공정한 가격 경쟁을 유도할 목적으로 입찰시 직류 초고압해저케이블 개발시험을 완료한 LS전선에도 입찰참여를 허용하는 획기적인 입찰 방식을 취했다. LS전선은 이번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 동해공장을 본격 가동, 해저케이블 생산에 들어간다.
LS전선 관계자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확보한 시공실적을 토대로 블루오션인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을 주도한 유럽의 3개 회사와 본격 경쟁하게 됐다”며 “한전과 기술 및 정보공유를 통해 향후 해저케이블 해외시장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