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서비스 좀 개선할 수 없나요?’
택배에 대한 소비자들 불만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택배서비스가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아직까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택배의 파손과 분실 등으로 접수된 상담과 피해구제 건수는 총 1만5000여 건으로 연 평균 3700여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인터넷쇼핑몰 회사들도 택배와 관련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다고 토로한다. 소비자 불만 유형으로는 △배송지연 △택배기사의 불친절 △택배물품 오배송 등이 꼽힌다.
택배업계는 정부 규제가 택배 서비스의 질 향상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늘어나는 택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택배회사가 터미널, 차량 등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07년 화물연대 파업 이후 정부는 대책으로 증차 및 터미널 증축 등을 제한했다. 차량 공급을 줄여 운임료를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택배용 1톤 트럭까지 증차제한을 받게 됐다.
택배업계는 공급과잉으로 문제가 됐던 것은 5톤 이상 트럭이지 택배용 1톤 트럭은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시장 전체 물량은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데, 규제 때문에 차량을 늘릴 수 없는 실정”이라며 “택배서비스 질 저하로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택배회사들의 저단가 경쟁도 서비스 질 저하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업체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현재 택배회사들은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기는커녕 ‘박리다매’로 끌어들인 물량 처리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중소 택배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박스당 단가는 내려갔다. 지난해 물동량기준으로 보면 대한통운·현대택배·한진·CJ GLS 등 주요 4사가 엇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4사 모두 연 물동량이 1억∼1억5000만개에 육박한다. 박스당 단가가 10원만 움직여도 연 이익이 약 10억원씩 달라지는 셈이다.
김정민 CJ GLS 홍보부장은 “2004년을 기점으로 박스당 단가가 3500∼4000원대에서 2000∼2500원대로 주저앉았다”면서 “출혈경쟁이 중단돼 단가문제가 현실화되지 못한다면 서비스 향상에 힘을 쏟을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