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LCD패널 시장에서 한국은 매출액 기준 46.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 50%에 육박하며 세계 시장을 독식할 전망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가 24.5%로 점유율을 늘리며 한국이 핀란드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바 ‘잘나가는’ 품목을 꼽으라면 단연 터치스크린이다. 주요 터치스크린업체는 지난 설 연휴에도 공장을 완전 가동하기도 했다. 휴대폰 업체들이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독 터치폰 시장에는 공격적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가 두 품목의 접점인 터치스크린 시장에서는 꼴찌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래전 기술을 선점했던 일본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대만, 심지어 중국업체에 막 개화한 유망 시장을 모두 내줄 형국이다.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를 필두로 올해부터 IT 제품과 대형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시장까지 터치스크린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계의 양산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특히 휴대폰 적용 속도가 빨라지면서 난이도가 낮았던 과거 ‘저항막’ 기술 대신에 강화글라스 터치 윈도 및 정전용량 방식과 같은 차세대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여서 시장 선점을 위한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일본의 ‘제이터치’가 27.3%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위상을 굳힌 반면에 한국업체들은 10위권에 단 한 곳도 들지 못했다. 제이터치·영패스트·난징왈리·니샤 등 하나같이 일본·대만계 업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심지어 쉐젠 등 중국업체도 10위권 내에 순위를 올렸다.
지난해 국가별 생산량 점유율은 대만이 28.1%로 선두를, 일본·미국·중국이 각각 23%, 17.5%, 16.1%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5.4% 점유율에 그쳐 5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내 터치스크린산업이 크게 뒤처진 것은 과거 중소기업들이 주로 외주 가공 형태로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업계 전반이 영세하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및 양산 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부재호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워낙 업력도 짧은데다 업체들 수도 중국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선두인 삼성·LG가 본격 나서고 있는 지금은 터치스크린산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터치스크린 기술이 강화글라스 터치 윈도 및 정전용량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기회를 서둘러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하철 에이터치 사장은 “충분한 양산 경험을 보유한 중소 전문업체들과 대기업이 손잡고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로써 차세대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더욱 효율적인 투자로 산업 전반의 양산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패널의 핵심인 컨트롤IC 업체들과 전략적 협력은 물론이고 투명전극(ITO) 필름 양산 확대 및 대체 기술 공동 개발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자금력을 갖춘 중견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과 더불어 국가적인 관심도 요구된다. 김 사장은 “터치스크린을 더 이상 과거의 임가공산업으로 봐서는 안 되며, 국가 일류상품으로 육성해야 할 때”라면서 “패널업체들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R&D 과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전 세계 터치스크린 패널 시장은 연평균 42.2%의 성장률로 오는 2011년 약 12억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세계 디스플레이∙휴대폰 시장 휩쓰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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