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고성능 CCTV 장비의 지자체 구매 문의가 쇄도했다. 영상보안 전문업체 정보안(대표 강석윤)의 김성빈 이사는 “강호순 검거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장비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메가픽셀 CCTV를 200∼300대 이상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메가픽셀 동영상을 지원하는 교통단속 CCTV를 처음으로 개발했지만 대당 3000만원의 높은 설치비로 인해 여지껏 판매한 수량은 30대에 불과했다. 그중 한 대가 바로 안산시 상록구 도로변에 설치해 강호순을 잡은 CCTV다. 설치한 지 40일 만에 큰 사건을 해결했다.
120만화소급 고해상도로 도로구간에서 이동한 차량 전체를 동영상으로 녹화하는 최신형 장비다. 주야간이나 악천후를 가리지 않고 초당 20프레임씩 동영상을 녹화하기 때문에 용의자 차량번호를 거의 놓치지 않는다. 기존 교통단속용 CCTV는 도로 밑에 루프를 깔아놓고 과속 차량이 걸리면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 한 컷만 촬영해 해당구간의 차량이동을 100% 모니터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찰청도 메가픽셀 제품이 아닌 40만화소의 방범용 제품이었다면 범인 차량 추적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경기도 지자체들은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상반기에 908대의 CCTV를 서둘러 설치할 예정이다. 안산시(279대), 화성(167대) 안양(157대), 부천(145), 시흥(82대) 성남(78대) 등이 확정됐으며, 다른 시군도 경기도에 교부금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전국 지자체가 발주하는 CCTV 물량의 15∼20%는 강호순 체포에서 위력을 발휘한 고가의 메가픽셀 CCTV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