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우리나라는 다른 경쟁국에 비해 세금 부담이 심하다”면서 감세의 중장기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날 퇴임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만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감세의 국가경쟁력 강화 효과는 대단한 것”이라며 재임중 봇물을 이뤘던 감세 정책에 대한 변치않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작년의 감세는 경기에 상관없이 한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미국의 17%대, 일본 15%대보다 높은 20%대로 기업이 경쟁을 하려면 그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세금이 높아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작년 세계잉여금이 15조원을 넘었고 올해도 초과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는데 작년에 감세를 하지 않고 계속 이렇게 세금을 남겼다면 국민한테 많은 욕을 먹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회복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면서 “성장률은 늘 전년 기준이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IMF의 성장률 전망을 놓고 4% 하락했다가 4.2% 올라가는 것을 두고 정부가 8.2% 성장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이어 “작년에 이미 대통령께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난 12월 중순 제시됐던 정책적 효과 1%P를 포함한 올해 3% 성장 목표가 당초부터 현실성이 결여된 채 무리하게 짜졌음을 인정하는 발언이다.
재임 중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고환율 문제와 관련해서는 “나는 고환율론자가 아니며 펀더멘털에 맞게 가자는 거였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유지가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파산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역할과 관련해서는 “문화적인 것에 관심을 가져보려 하고 프랑스에서는 100달러가 넘어도 사람들이 돈을 내고 사고 그러는데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