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기기 세계서 통했다

국산 의료기기 세계서 통했다

  국내 일부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속속 인증받고 있다.

의료기기 개발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제품 수명이 짧아지면서 필립스·타이코·실러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또는 제조자개발방식(ODM) 형태의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진입장벽이 일반 소비재 상품 보다 높은 탓에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안정적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메디아나·멕아이씨에스·메디슨 등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안전성으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멕아이씨에스(대표 김종철)는 최근 독일 실러와 3년 동안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OEM 계약을 국내 기업에서 첫 체결, 인도 지역에 한정해 시범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멕아이씨에스는 중저가 모델이 아닌 고가 모델의 인공호흡기를 공급,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호흡 부전에 빠진 환자들을 위한 최후의 호흡 보조 기기인 인공 호흡기는 환자 생명 유지에 매우 큰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로 대부분 지멘스·실러 등 글러벌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종철 멕아이씨에스 사장은 “2년 전 개발한 인공호흡기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낮아 지난해 매출 15억 원에 그쳤으나 쉴러와의 OEM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올해 인공호흡기 매출이 50억 원으로 껑충 뛰는 것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반사이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메디아나(대표 길문종)는 연간 2000만달러의 환자감시장치를 타이코·스페이스랩·옴론 등 글로벌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수한 디자인과 내구성을 바탕으로 지난 99년 ODM에 뛰어든 이후 환자감시장치 14만여 대를 판매,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환자실 등에서 환자의 체온·심박수·혈압·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24시간 측정·감시하는 환자감시장치는 까다로운 안정성과 신뢰성을 요구, 선진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다.

길문종 메디아나 사장은 “오랜 ODM 노하우를 토대로 환자 감시장치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2개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ODM 제안을 추가로 받았다”며 “올해 3000만달러 규모의 ODM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메디슨(대표 최재범) 역시 필립스와 초음파 영상진단기 ODM 계약을 수년째 지속, 전체 매출의 약 10∼20%를 필립스에서 벌어들이는 등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GE·필립스·지멘스 등 빅 3 기업이 초음파영상진단기 시장을 점유한 상황에서 메디슨이 우수한 품질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는 것. 메디슨 측은 “ODM 계약을 통해 선진국시장에 대한 매출 비중은 물론 전체 매출중 ODM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