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장비 수주 중국발 훈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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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브라운관(CRT) 업체인 ‘차이홍’이 LCD 패널 라인 신규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등에 업고 LCD 시장에 새롭게 진입해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장비 업계는 올해 투자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그나마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CRT업체인 차이홍은 당초 지난해말로 예정했던 6세대 LCD 라인 신규 투자를 올해로 미루고, 현재 한국·일본 등지의 주요 장비 업체들과 투자 협의를 진행중이다. 장비 공급 협상을 진행중인 국내 업체 관계자는 “현재 우리와 함께 일본 장비 업체들과도 양산 설계에 대한 자문을 벌이고 있다”면서 “자문 결과에 따라 정확한 장비 발주 규모와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차이홍은 전세계 CRT 시장에서 7%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중이며, 현재 2대주주인 ‘스카이워스’사를 비롯해 TCL·콩가 등 주요 TV 메이커에 브라운관을 공급중이다. 특히 중국 현지의 여타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모회사인 ‘차이홍집단공사’는 중국 정부 소속이어서 실제 투자를 단행할 경우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중국 ‘BOE-OT’사도 이르면 올 하반기 6세대 LCD 라인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는 등 중국발 설비 투자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 장비 업계로선 한국·대만·일본의 LCD 패널 업체들이 돈줄을 졸라맨 상황에서 다소마나 숨통을 틔울만한 계기인 셈이다. 또 다른 장비 업체 관계자는 “중국 패널 업체들은 이미 8세대 양산 장비까지 앞서 개발했던 기술력에다 현재 환율 영향도 있어 한국의 장비를 선호한다”면서 “실제 투자만 단행한다면 국내 장비 업체들이 수주전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장비를 발주해놓고도 일방적으로 취소·연기했던 일부 선례를 감안하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부재호 디스플레이서치 이사는 “워낙 중국 현지의 세트 시장이 크다보니 독자적인 투자 여력 없이도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얼마든지 LCD 패널 사업을 할 수는 있다”면서 “다만 중국내에서는 생산 기술이 없고 거래 관행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만큼 실제 투자 여부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