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빌려 쓰세요.’
대여상품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남이 쓰던 물건’이란 개념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대체품’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특히 경제단체들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자 이들 대여상품은 알뜰주부들의 생활의 지혜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닷컴은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해 ‘악기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여 품목은 바이올린·비올라·첼로·클라리넷·키보드 등 현악기·관악기·타악기로 구성했다. 악기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3개월이나 6개월 등 장기간 대여는 물론이고 하루, 이틀 단위의 단기간 대여도 가능하다. 김윤경 생활팀 매니저는 “지난 11월 서비스 이후 한 달 만에 670%가량 이용이 급증했다”며 “졸업입학과 신학기가 맞물려 인기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도 지난달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급 안마의자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 판매가 450만원의 ‘2009년형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크루즈’를 계약금 28만5000원, 월 사용료 9만9000원에 빌려 사용할 수 있다.
비교적 사용기간이 짧은 영·육아 용품의 대여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G마켓에서 빌려주는 유축기는 가용 기간 대비 비용이 저렴해(30일 2만원) 이용 고객의 반응이 뜨겁다. 또 이동식 바퀴와 등받이 각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자동흔들침대도 4만원이면 별도의 비용 없이 60일간 사용할 수 있다. 11번가에서 대여하는 아기침대는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주문량이 8%대에서 올해 1월에는 지난해 12월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실속 있는 대여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고객의 렌털상품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존에 없던 대여상품을 새로 등록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