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이성 대표 "매각작업 서두르지 않을 것"

대우일렉 이성 대표 "매각작업 서두르지 않을 것"

 대우일렉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 같은 아웃소싱 사업의 비중을 크게 확대한다.

 이달 초 새로 부임한 이성 대우일렉 대표(사진)는 “경기불황으로 대우뿐 아니라 GE·지멘스 등 모든 글로벌 가전업체가 똑같이 힘든 상황”이라며 “오히려 탄탄한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가진 대우에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주요 가전업체가 경기불황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외부에 위탁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대우 생산 거점을 잘 활용하면 더 좋은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대우는 이미 독일 지멘스·미국 GE 등에 냉장고 등 주요 대형 가전을 OEM 혹은 ODM 방식으로 공급해 왔다. 베트남과 같은 일부 지역에는 아예 생산 시설 전부를 ‘턴키’ 방식으로 공급하는 플랜트 사업도 추진할 정도로 글로벌 생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우는 국내에만 인천 공장을 포함해 용인·구미·광주 등에 대규모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이성 대표는 최근 안팎에서 관심이 높은 매각 작업과 관련해서는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 올해는 사업 개선과 조직 효율화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인수합병 시장은 상당히 위축돼 있다”며 “매각 작업과 별개로 기업을 정상화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매각을 위해 이미 규모를 크게 줄이고 구조조정을 끝내 올해 경기불황이지만 상당한 실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우는 지난 2007년에는 연간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매출 1조9000억원대에, 50억원 가량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해 회생 가능성을 높였다. 드럼 세탁기와 같은 품목은 100만대 누적 생산에 성공하는 등 히트 제품도 나오고 있다.

 대우가 부도나면서 지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일렉은 이에 앞서 일부 인력과 사업부를 조정하고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수 차례에 걸친 매각 작업은 성사되지 못했으며 워크아웃 기간도 내달 말로 끝난다.

 매각을 통해 워크아웃을 종료하려던 원래 계획이 어긋난 만큼,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보다는 연장을 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번에 새로 대우 사령탑을 맡은 이성 대표는 (주)대우 수출 부문으로 시작해 81년 대우전자에서 주로 해외 사업쪽을 전담했다. 대표 직전에는 영업 총괄로 사실상 대우일렉의 국내외 사업을 도맡아 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