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업자들은 흡사 가입자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그동안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정부의 시장감시와 품질 제고 요청, 업계 자정 노력 등이 어우러지면서 상대적으로 불법·탈법 마케팅이 수그러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말과 연초를 지나 가입자 확보전이 달아오르면서 출혈경쟁 양상으로 급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통적인 가입자 유치 수단인 현금 제공과 이용료 면제, 위약금 대납은 물론이고 허위 광고 등 불법, 탈법 수단까지 총동원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서울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졸업과 입학, 이사 등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만큼 이 같은 과열·불법 마케팅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현금 제공과 관련한 공정거래법상의 경품고시가 사실상 사문화된 상황이다. 가입자 유치경쟁이 과열로 흐르고 IPTV 등과 묶은 결합상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경품 액수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한다.
최대 40만원가량의 현금 및 백화점 상품권이 지급되는 상황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연하게 할 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벽걸이TV와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자전거 등 경품 제공도 비일비재하다는 소식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리점 간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본사의 통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본사 차원에서 불법·탈법 행태를 인지하면서도 결합서비스와 연계된 가입자 확보전이 향후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조바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시장의 공정경쟁 풍토를 해침은 물론이고 마케팅비용 전가 및 품질 저하 등 소비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불법·탈법 시장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업계도 선의의 경쟁환경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