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전자 코(elctronic nose)

[핫테크]전자 코(elctronic nose)

 ‘들어는 보셨나요. 전자 코(electronic nose)?’

 조만간 디지털로 향기를 전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전자 코의 성능과 활용처에 따라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대략 10년 안팎을 점치고 있다.

 전자 코는 냄새를 구분하고 화학적 성분을 분석해내는 전자 장치다. 사람의 후각기관인 코가 냄새를 맡는 방법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냄새를 검출하는 전자 센서와 신경 회로망 등 인식 기능을 갖고 있어 사람의 코가 냄새를 맡고 뇌에 전달하듯이 전자 센서로 냄새를 감지해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향기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뽑아낸 후 디지털화해야 한다.

 전자 코가 냄새의 인지를 맡는다면, 냄새를 방출하는 디지털 사향기도 있다. 냄새를 뿜어내는 시스템은 프린터와 비슷하다. 색을 표현하는 잉크 카트리지처럼 향 카트리지가 있다. 디지털 데이터를 수신, 향 카트리지의 성분을 조합해 향기를 뿜어준다.

 디지털 사향기의 현재 수준은 미리 준비한 향기를 단순히 발산시키거나 제한된 조합으로 향기를 발산하는 정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코가 냄새를 구분하듯 향기를 정의하는 기술, 향기 발산 메커니즘, 소형 향기 분사장치 및 향기 제거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전자 코의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초창기에는 음식·음료 분야에서 품질 관리에 쓰였다. 차(茶) 업계에서는 차의 품질을 평준화하기 위해 전자 코를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차는 맛과 향이 섞여 하나의 온전한 맛을 낸다. 전자 코는 종류와 건조 상태, 수확 시기 등이 다른 차를 정확히 구분해 차의 정확한 품질을 보증한다. 특정 향을 만들기 위해 숙달된 조향사 대신 전자 코를 이용해 향수를 만들 수도 있다. 감정이나 몸 상태 등에 따라 향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는 인간 조향사를 대신하는 것. 전자 코 연구가 활발해지면, 곧 정밀한 분석으로 늘 같은 향을 인식하는 ‘전자 조향사’도 등장할 전망이다.

 전자 코는 의료 검진용, 오염 물질 및 가스 누출 검색용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태평양연안비즈니스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 업체 일렉트로닉센서테크놀로지(EST)는 가스 크로마토 그래피법을 이용해 10초 안에 냄새와 습도를 감지하는 전자 코 ‘zNOSE’를 개발해 발표하기도 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