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실이 디자인에 눈뜨기 시작했다.’
지난 1일 LG CNS가 디자인 전문 연구소를 사내에 오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로선 처음이자 이례적인 행보다.
IT서비스 업계의 경우 그간 ‘디자인 무풍지대’로 불렸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 이행 능력을 더 중요시한 탓이다. 그러나 LG는 최근 디자인을 우선 생각하는 고객사가 늘고 있는 트렌드를 감지, 단일팀을 만드는 용단을 내렸다. 경쟁 업체의 시선이 LG에 모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CNS(대표 신재철)는 이달 초 디자인 연구소 ‘UX랩’을 오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라는 이름의 이 곳은 IT서비스 산업 관련 디자인 만을 연구하는 센터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팀을 가진 회사는 있지만 연구까지 병행하는 기업은 없다.
UX란 소비자에게 기업 서비스 및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UI)과 디자인을 창조하는 활동. UX만 잘하면 △기업의 이미지 관리 △고객 만족도 향상 △매출 향상 등 이른바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LG CNS가 UX랩을 만든 이유는 디자인 마인드가 없는 영업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안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때 디자인에 대한 고려는 필수 사안이 됐다. 완벽한 디자인은 사용자 최적화 시스템과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 LG CNS가 수행한 ‘콜센터 구축 프로젝트’의 경우 UX 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결과 업무 시스템 동선이 28%나 단축돼 피로도 감소와 함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LG CNS는 UX팀을 통해 엔지니어링 기능과 함께 사용자의 이용패턴을 고려한 디자인도 함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는 팀 선발 시 특정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여명의 팀원은 디자인 전공자뿐만 아니라 경영, 영문, MIS 등의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로 구성돼 사용자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개발하게 된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이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차·과장 급 간부로 구성된 만큼 이달부터 곧바로 현업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송석례 UX 팀장은 “디자인 품질 검수 등 전문화된 서비스를 더욱 확대시켜나갈 것”이라며 “시스템 개발 외 영상·환경디자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차원 높은 IT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