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부품·소재 국산화 9만리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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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전지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관련 부품·소재 국산화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다. 고부가가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하면 셀·모듈 공정에 소모되는 각종 부품·소재들을 대부분 수입해 쓰고 있다. 심지어 시장 급성장으로 물량이 달릴 때,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는 부작용도 초래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태양전지도 반도체·LCD 산업처럼 무역역조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전지 산업 연결고리 중 제일 앞단계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품·소재 국산화는 극히 미진하다. 특히 후공정(모듈)용 부품·소재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은 미국·일본에 저부가가치 제품은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태양전지 3대 필름소재 중 하나인 EVA시트(봉지재)는 일본 미쓰이·브리지스톤·샌빅이 세계 시장의 70% 가량을 과점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전지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자 각 업체들이 한국 내 공급물량을 대폭 축소했다. 자국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국내 태양전지 모듈 업체들은 급히 공급처를 물색하느라 진땀을 뺐다. 일부는 중국 저가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또 다른 태양전지 필름소재인 불소필름은 미국 듀폰이 세계 시장을 독점 중이다. 그나마 SKC가 최근 불소필름과 EVA시트 양산에 들어갔다. 최상숙 아이에스엘테크 사장은 “한참 성장중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부품·소재 공급 불균형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하면 주문을 받고도 손 놓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셀 공정 특수가스인 모노실란도 국내에선 소디프신소재 한 곳만 양산에 성공했을 뿐이다. 2010년께 수요량이 1000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적으로 세계적으로 REC·데날실란 등 해외업체들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이들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몇몇 국내 대리점이 있긴 하지만 최근 원화 가치 하락 탓에 수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셀 업체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비정질실리콘(a-Si) 태양전지의 경우 모노실란 사용량이 많아 국내 생산량 증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모듈용 저철분강화유리·라미네이터 등도 대부분을 해외서 수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셀 생산량이 많지 않아 무역역조라고 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다”면서도 “태양전지를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부품·소재 및 장비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