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이르면 상반기중 터치스크린 시장에 진출한다. 중소 기업들의 외주 가공 시장에 머물렀던 터치스크린이 최근 휴대폰(터치폰)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양산 채비를 갖추고 본격 진입할 태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대표 강호문, SMD)는 빠르면 오는 6월께 2인치대 휴대폰용 터치스크린을 처음 양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SMD는 지난해 삼성SDI로부터 천안 사업장의 STN-LCD 라인을 넘겨받은뒤 터치스크린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SMD가 첫 양산하는 터치스크린은 기존 저항막 방식이 아닌, 정전용량 방식의 차세대 제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개 라인 정도만 시작하기 때문에 대규모 양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아직은 시장성을 타진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SMD가 양산 채비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그동안 군소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던 터치스크린 시장에 대기업들이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중견 그룹인 일진의 자회사 일진디스플레이(대표 김하철)는 지난해 전문업체인 에이터치를 인수한뒤 적극적인 양산 투자를 단행해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휴대폰에 터치스크린 패널 공급을 앞두고 있다.
LG도 조심스럽게 터치스크린 시장의 문을 두드릴 채비다. LG화학이 투명전극(ITO) 필름을 양산중인데 이어 최근 계열사간 사업 정리를 통해 LG이노텍·LG마이크론이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을 신규 추진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기술이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양산 경쟁에 가세하면 터치스크린 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