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의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전 세계 D램 매출의 절반 가량 차지, 양사의 D램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 반면 대만·유럽 기업들은 D램 시장 지배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12일 아이서플라이가 최근 발표한 ‘4분기 및 2008년 D램 시장 점유율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하이닉스 점유율은 49.7%로 전년 대비 0.7% 포인트(P) 증가, 양사가 지난해 전세계 4분기 D램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점유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해 1위(30.3%), 2위(19.4%) 자리를 지속했다.
또, 양사의 4분기 D램 점유율은 50.8%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8% P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30.0%, 하이닉스는 20.8%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이번 양사의 4분기 점유율은 3분기(49.3%) 보다 1.5% P 상승했으며 지난해 매 분기에서 점유율 50%대 선을 처음 넘어섰다.
엘피다는 지난해 15.3%를 기록, 전년 대비 3.1% P증가, 키몬다를 제치고 3위 자리에 올라섰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3%로 전년 대비 1.1% P증가, 4위 자리로 한 계단 올라갔다. 반면 키몬다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른 자금난으로 기존 3위 자리에서 5위(9.6%)로 뚝 떨어졌다.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등 대만 빅 3 업체들도 지난해 시장 순위는 지켰지만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6위 난야는 지난해 4.3%로 5.9% P, 파워칩은 4.0%로 0.4% P, 프로모스는 2.7%로 0.7% P 각각 D램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유독 유럽·대만 D램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엘피다·대만 연합군(파워칩·프로모스·렉스칩)진영의 지난해 D램 점유율은 22%, 마이크론·대만 연합군(난야·이노테라) 진영 점유율은 15.6% 각각 차지하는 데 그쳐, 국내 반도체 기업을 넘어서기가 버거울 전망이다.
이는 전세계 공급 과잉과 수요 침체란 악재 환경 속에서 기술 경쟁력이 뒤진 키몬다·대만 기업들은 파산 등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원가 경쟁력이 탁월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상위 빅 2 업체의 시장 장악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방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반도체 업체들의 빅2 강화가 심화되고 있고 키몬다 파산등의 영향에 원가경쟁력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상위 ‘빅2’ 업체들의 시장장악력 강화가 예상된다”며 “경기 불황때 시장 장악력을 확고히한 기업들이 호황이 왔을 때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