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이사회 진용 구축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삼성은 빠르면 오는 17일 새로 교체한 사내·외 이사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한 걸로 알고 있다”며 “대규모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있었던 만큼 상당 수 이사회 멤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귀호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 박오수 사외이사 등을 위원으로 참여하는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삼성은 지난해 7월 이건희 전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퇴진과 올해 사장단 인사 등으로 사내이사 수가 이윤우 부회장 1명으로 줄어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총괄을 맡았던 최도석 사장이 1월 인사에서 삼성카드로 옮기면서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외 이사 비율이 1대 7로 다소 기형적으로 바뀌었다. 상법상 사외가 사내이사보다 많아야 하지만 ‘1대 7’로 사외이사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이사진의 대폭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이사회 구조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총 이전까지만 해도 사내·외 이사 비율이 6대7이었다.
여기에 사외이사 대부분이 임기가 끝나 재선임하거나 교체가 필요하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정귀호 전 대법관,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박오수 서울대 교수 등 5명으로 전체의 70%에 달한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먼저 사내이사 후보로 최지성 세트(DMC) 부문 사장을 ‘1순위’로 꼽고 있다. 전자 사장단 가운데 선임인 권오현 부품(DS)부문 반도체사업담당 사장과 이상완 기술원장 등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경영 진단 등을 맡는 업무 성격상 윤주화 사장(감사팀장)이 이사회 멤버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용 전무가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게 보는 분위기다.
사외이사진도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7명 사외이사 가운데 이갑현 전 외환은행장과 요란 맘 전 GE 아시아퍼시픽 사장을 제외한 5명 중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4월 쇄신안 발표 때 회사와 직무 연관성이 있는 인사는 사외이사 진용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혀 이 같은 방침을 이번 주총에서 실행할 것임을 여러 차례 재확인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외이사 개편에서는 권력 기관 출신 인사 비중이 줄고 그 자리에 업무 전문성과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가진 다양한 인사가 추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