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분기 경기가 바닥권을 형성할 수 있다.”
경기를 선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 경기 저점이 당초 기대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증시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경기 선행지수들이 반등에 나서면서 경기 저점이 예상치보다 더 빨리 찾아와 경기와 증시가 모두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이 경기의 긍정적 변화로 지목하는 것은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와 재고순환지표 등의 반등이다. 금리를 움직이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통상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는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단기금리 하락을 금융권의 안정으로, 장기금리 상승을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 따른 정책금리 인상전망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채권 1∼10년간 금리차는 2.8%(280bp, 1bp는 100분의 1%)에 육박하고 있다. 1.0%에도 미치지 않던 작년말에 비해 3배 가량 확대된 것이다. 재고순환지표도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1월대비 하락폭이 줄었다.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던 수출과 수입의 관계를 나타내는 순상품 교역조건도 원유가격 대비 반도체 가격 상승세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1분기 바닥론을 제기하는 이유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고순호환지표 반전과 장단기 금리차 확대 등은 경기선행지표로서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다”며 “이르면 1분기내 경기 바닥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MF가 우리나라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견하고 있지만 미국이 2조 달러의 구제 금융 투입과 인구의 자연 증가로 성장률을 2% 안팎 높일 수 있고 중국이 내수 부양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수출시장도 견조해져 1분기 턴어라운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플러스 성장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2월 기업경기 전망지수 반등도 1분기 바닥을 암시하는 예다. 전경련은 최근 2월 BSI 지수를 66.0으로 발표했다. 이는 1월 52.0을 비롯해 지난해 9월 이후 100 이하를 밑돌며 가파르게 하락하던 BSI가 반등에 나선 것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선행지수는 주가에 대한 설명력이 가장 높은 대표적인 경기지표다”며 “기업경기 전망지수가 일제히 반등하는 것은 경기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이를 반영한 주가가 향후 1500선까지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