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전자가 세계 1, 2위 휴대폰 업체에 등극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군 시장에서 경쟁사를 이긴다는 ‘올 위닝(All Winning)’ 전략으로, LG전자는 아웃소싱 확대 등 선택과 집중을 위한 ‘연합전선’을 토대로 정상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를 앞두고 신종균 삼성전자 부사장(DMC부문 무선사업부장)과 안승권 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은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올해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목표를 꺼내 들었다.
두 회사 전략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가능한 재원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법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일단 삼성전자는 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미드엔드와 하이엔드 시장에서 갖춘 경험과 경쟁력을 저가 휴대폰 시장에서도 펼친다. 신 부사장은 최근 2∼3년간 초저가 및 신흥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겪은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프리미엄 시장의 성공 경험을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잇따라 텐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엔트리 프리미엄 제품(E250, J700)의 성공이 바탕이 됐다. 이 제품들은 디자인과 기능은 프리미엄 제품에 버금가게 만들면서도 가격은 저렴해 신흥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이제 40달러 이하 초저가 시장에서도 이 같은 스타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풀터치폰과 고화소폰 등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신흥 시장에서의 투자 여력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해 2012년 세계 2위 휴대폰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안 사장은 “항상 후발 주자에게 공격받는 3위 사업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신흥 시장을 위한 제품 제조는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저가 시장에서는 노키아의 아웃소싱 모델을 벤치마킹한다. LG전자는 향후 3∼4년간 아웃소싱을 꾸준히 확대, 20% 수준까지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은 작년에 노키아를 제외한 휴대폰 업체 중 가장 좋은 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탄탄해진 체력이 밑바탕이 됐다. 또 아직은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대규모의 마케팅 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경쟁사들의 연구개발 및 생산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공세가 드디어 시작됐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