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5) 하도급 공정거래협약, 우수사례 만들다

 공정거래위원회가(위원장 백용호)가 지난 2007년 도입한 ‘하도급 공정거래협약’ 첫 실적이 공개돼 상생 협력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7년 9월 대기업 중 최초로 협약을 체결한 KT·삼성물산·LG전자를 대상으로 한 협약기간 1년간의 이행실적을 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과 협력사가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을 약속하고 그 이행상황을 공정위가 1년 주기로 점검하는 제도다. 현재 13개 기업집단 79개 대기업이 3만1561개 협력사와 체결했으며 이번 첫 실적은 상생협력 우수 사례를 보여줬으며 민관의 제도 개선 노력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열매’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LG전자, 현금성 결제비율 95.3%=LG전자는 하도급 공정거래협약 제도의 기본 골격인 하도급 대금 지급시 현금성 결제비율 100% 유지 조건에서 2008년 현금성 결제비율이 95.3%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2008년 상반기 총 920개 협력사의 70.7%인 650개사에 총 434억원의 납품대금을 인상 조정한 데 이어 협력사의 원자재 중 철판 등 가격상승 폭이 큰 원자재를 일괄구매·공급해 원가를 대폭 절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7000억원 규모를 일괄 구매, 120개 협력사에 제공해 7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이뤄냈다.

 특히 중견인력을 협력사에 파견해 기술 및 경영지원을 몸소 실천했다. 31개 협력사에 34명을 파견, 연봉 11억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8월 협력사인 A사가 LG전자에 세탁기를 OEM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봉착하자 긴급자금을 저리로 지원, 경영난 극복에 앞장서는 등 모범사례를 다수 만들었다는 평가다.

 ◇KT, 2차 협력사 품질개선 지도=KT의 평균 현금성 결제비율도 96.2%에 이르렀다. 지난해 통신업계 처음으로 품질 관련 전문지식 및 자금이 부족한 2차 협력사 5개사에 전문기술·경영지원 전담부서를 구성·지원해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2차 협력사의 품질 프로세스 진단, 평가 및 개선안을 제시해 66%의 품질개선율을 달성했다.

 특히 협력사 성과공유제도를 실시, 협력사와 공동으로 장비·서비스 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 및 품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휴대인터넷 송수신 안테나 간 신호교란 방지 기술을 응용한 ICS중계기를 협력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삼성물산(건설), 계약금액 인상 조정=삼성물산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른 납품단가 등 계약금액을 인상 조정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철강재 원가의 대폭 상승에 따른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원가 상승분을 인상 조정했다. 이에 따라 4개 협력사가 159억원의 혜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화력발전소 현장 협력사의 적자발생분 보전을 위해 계약금액을 인상 조정했으며 인천대교 현장 협력사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계약금액의 55억원을 인상 조정했다.

 특히 기술수요와 아이디어는 있지만 연구인력 및 자금이 부족한 협력회사를 지원하는 모범사례를 발굴했다. 지난해 9개 협력사와 11개 과제를 지원했으며 7억6000만원의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