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IT를 활용한 기업협력 혁신

[리더스포럼] IT를 활용한 기업협력 혁신

 현재의 세계 경제위기 극복은 궁극적으로 생산성 증대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즉 더 큰 가치 창출을 이뤄야만 경제적인 버블을 제거할 수 있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기업·개인의 개별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경제주체 간의 혁신적인 협력을 이룩해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협력을 바탕으로 만드는 성과는 분명히 개별활동에 의한 성과의 합계보다는 훨씬 크지만 이를 실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끊임없이 추구해 온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조차 성공사례가 흔하지 않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이러한 기업 간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산업생산성을 한 차원 더 높이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이를 위해 정보시스템 구축 지원, IT 활용 촉진, 기업 간 협력을 위한 제도와 법률 정비도 있었고 또 기업 간 협력관계 구축에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계의 기업협력에서 대기업과 그 협력회사 간 수직적 협력의 예를 제외하고는 획기적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이 단계의 기업 간 협력에서는 물류, 제품개발, 부품조달, 유통채널 구축 등 일부 한정된 분야에서의 협력만 이루어진다든가, 심지어 폐쇄적 협력이 배타적 불공정 경쟁행위로 전개될 위험성도 있다. 또 협력기업 간 공정한 투자비 분담, 이익배분의 규칙이 정착되지 않고, 또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따른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면 그 협력은 지속될 수 없다.

 이렇게 기업 간 협력 성공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협력시스템에 대한 시각과 접근방법을 달리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생산성의 획기적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여기에서 제안하는 협력-혁신모델에서는 국내기업뿐 아니라 정부기관, 대학교, 외국기업까지 참여기관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이들의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워야 한다(open collaboration community). 또 이 시스템에서는 기업 간 협력관계뿐 아니라 경쟁관계가 동시에 존재하고, 다양한 기업과 산업 간 다양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능적 측면에서 물류, 자재조달뿐 아니라 연구개발, 금융, 인력개발, 법률, 컨설팅서비스 등 다양한 협력 비즈니스 프로세스 계층(layer)들의 모듈화(modular approach)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가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류비용, 부품조달비용의 절감만이 아니라, 세계적 산업지식과 비즈니스모델을 생성-구축-실현시키는 기반(knowledge and business model base)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협력-혁신모델의 진정한 목표는 원가절감을 넘어서 협력으로 만들어진 지식과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천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조정(coordination), 협동(cooperation), 협업(collaboration)에 이은 ‘기업협력-혁신 3.0’을 만들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기업 간 호환되는 ERP, 지식-모델-데이터베이스, 유연한 네트워크, RFID, 초고속무선인터넷 등에 대한 기술개발 능력도 있고, 또 새로운 시스템에 맞는 법률, 기술표준, 제도, 인력개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스트럭처링과 연관된 경험도 어느 정도 있다. 여기에 우리의 의지와 비전을 구현할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적 투자로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지식집약적 일자리 창출, IT 활용수준 향상, 국가경쟁력의 획기적 향상으로 위기극복은 물론이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우봉 건국대학교 부총장·경영대학 교수 wbkim@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