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보안업체들과 토종 보안업체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맥아피·시만텍 등 유수의 글로벌 보안업체들은 국내에 진출한지 10년이 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들어 구조조정을 단행했거나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철수연구소·나우콤·이글루시큐리티 등 토종 보안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아피는 인력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맥아피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실적 악화로 국내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우선적으로 마케팅 인력을 줄이고 있으며, 여타 직군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만텍 본사는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인력관련 비용 4.5%를 절감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근무인력 1만7500명 중 800여명의 인력을 줄이거나, 상응하는 비용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시만텍코리아는 본사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있지만 한국 지사는 예외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의 경기가 워낙 안 좋은 상황”이라며 “본사차원에서 다각도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시만텍코리아는 한국 지역의 정확한 인력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에 따르면 스토리지 사업부를 합한 전체 인력 90명 중 보안사업부 인력은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호실적을 기록, 연구개발비용을 늘리고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우콤은 17일 지난해 실적이 매출액 608억, 영업이익 88억을 기록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44%를 차지한 보안사업부는 매출 265억, 영업이익 47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모두 22%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30억 가량을 보안 사업부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입했고, 올해 이를 일부 늘린다.
안철수연구소도 지난해 매출액 660억, 영업이익 97억으로 역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이미 지난 1월 10여명 가량의 인력을 공채로 충원했고, 올해 20∼30명 가량의 인력을 수시채용형태로 보강한다.
이글루시큐리티의 지난해 추정 실적은 매출 181억에 영업이익 19억을 기록, 5년연속 흑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20명 가량 인력을 늘린다. 연구개발 인력을 10명 늘리고, 기술 지원인력을 5명, 영업인력을 3∼5명 가량 보강한다.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20억에서 올해 35억으로 15억원 가량 더 투입한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