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터치 기술이 휴대폰 시장을 넘어 전자칠판, DID 등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로 확대되고 있다.
전자칠판 제조사들은 하반기 신제품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글씨를 써도 인식하는 멀티터치 전자칠판을 앞다퉈 출시할 예정이다.
멀티터치 전자칠판은 수십개의 멀티미디어 동영상 파일을 마음대로 끌어와서 확대, 축소, 회전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에 강의 및 프리젠테이션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TV에서 일기예보를 하듯이 양 손을 휘저으며 원하는 정보만 콕 집어내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데 그만이다. 수업을 듣다가 놓친 내용이 있으면 전자칠판에 조그셔틀을 띄워서 2∼3배 속도로 되돌려서 볼 수도 있다.
올해 1400억원 규모의 전자칠판 내수시장에서 멀티터치 제품의 비중은 10% 내외, 내년에는 20%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최근 대형 멀티터치 솔루션을 국산화한 월드브리지티앤티(대표 임성용)에 따르면 이미 국내 10위권 전자칠판 제조사 중 절반이 멀티터치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전자칠판 업계 2위인 오맥스(대표 김기영)는 60인치 이상의 멀티터치 전자칠판을 6∼7월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문수 오맥스 영업본부장은 “요즘 학생들은 영상세대라서 수업 중에 동영상 콘텐츠를 수시로 보여줘야 학습효과가 높다. IPTV와 연계한 양방향 교육콘텐츠에 멀티터치를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아이티도 올해 광고용 DID에 양방향 멀티터치 기능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의 멀터터치화에 최대 걸림돌은 가격문제이다. 일반 전자칠판에서 멀티터치 기능을 구현하려면 약 50% 가격상승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연말경 출시되는 MS의 ‘윈도7’이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PC와 TV, 게임기 등 가정용 디스플레이 기기에도 멀티터치 도미노를 예고하고 있다.
임성용 월드브리지티엔티 사장은 “멀티터치 바람이 휴대폰 시장에서 대형 디스플레이 기기로 확산되는 것은 대세”라면서 “전자칠판과 DID시장에 특화된 보급형 멀티터치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어 올해는 대형 멀티터치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