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업체인 삼성LED(가칭) 설립에 약 2900억원을 출자한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각각 17일 이사회를 열어 양사 공동 출자 방식으로 오는 4월까지 LED 합작법인인 가칭 ‘삼성LED’를 신설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본지 1월 23일자 1·3면 참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각각 50 대 50으로 지분을 출자한다. 초대 사장에는 김재욱 사장을 내정했다. 합작 법인은 삼성전기의 자회사 형태로 출발해 향후 매출과 손익 등의 경영 성과를 삼성전기에 반영하고, 삼성전자는 지분법 평가를 적용받는다.
LED 독립 법인을 신설하기로 한 것은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막 개화하고 있는 전 세계 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기의 LED 칩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자금력 및 반도체 양산 기술력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삼성전자와의 공조 체제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LED 단품에서 휴대폰·TV·조명에 이르기까지 세계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ED는 삼성전기의 LED 칩 사업은 물론이고 에피 웨이퍼와 패키징·조명 등 LED 전후방 산업을 모두 아우르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신성장동력인 LED 사업을 사실상 떼어냄에 따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인쇄회로기판(PCB) 등 기존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다른 미래 사업도 조기에 발굴할 방침이다. 우선 PCB 사업은 고부가 칩세트 및 CPU용 플립칩 기판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임베디드 기판과 광PCB 조기 상용화에 주력해 오는 2012년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MLCC 사업에서는 휴대폰·LCD·노트북PC 수요와 아울러 초대용량 MLCC 기술을 자동차 시장에까지 접목해 전 세계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기존 카메라 모듈 사업에는 1000만화소 이상 고부가 제품을 조기 출시해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오는 2012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로 했다.
에너지·환경·바이오 등 차세대 부품 발굴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저비용·친환경 PCB를 양산할 수 있는 산업용 잉크젯 헤드와 나노 잉크 상용화를 서두르는 한편 바이오칩·태양광부품 등을 조기에 사업화해 세계 초일류 부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