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7일 증시에선 달러 환율의 급등, 일부 국가의 디폴트 우려,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28포인트(4.11%) 떨어진 1127.19, 코스닥 시장은 19.70포인트(4.89%) 내린 383.17로 장을 마쳤다.
증시 약세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꼽힌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이어진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매수가 강화되면서 환율은 6거래일째 급등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는 전일보다 28.00원 급등한 145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5일 1475.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증시의 수급 기반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해외 악재도 증시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아일랜드 국채의 부도 위험에 대비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비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러시아, 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 오바마 행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2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과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시장의 싸늘한 반응 탓에 뉴욕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을 이유로 국내 증시의 차별화를 얘기할 수 있지만, 대내외 악재가 겹친다면 차별화의 근거는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