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감축 대응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경제성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이 중요하지만 단기에 기존 화석에너지 소비구조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이 병행돼야 한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방안은 단순히 햇빛과 그늘을 이용하는 것부터 현대적인 에너지 관리 및 제어 시스템 등을 활용하는 것까지 무수히 많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에너지 소비는 2004년과 2030년 사이에 53%의 증가가 예상되며, 이 중 약 11%는 효율적 에너지 사용에 의해 절약할 수 있다.
전 세계 에너지의 약 23%가 산업체에 의해 소비되는데 제조업에서 사용된 에너지의 약 10%는 에너지 사용시스템을 효율화함으로써 절감될 수 있다. 열병합발전소는 기존의 발전소에 비해 30%까지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철강, 시멘트 및 종이 등의 생산프로세스 최적화는 에너지의 약 1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집과 빌딩의 창문과 벽의 단열을 개선하기만 해도 에너지 사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특히, 빌딩 분야에서 외부의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제로하우스’를 디자인하는 건 단열재, 태양 전지판 등 효율적인 기기에 의해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플러스에너지하우스’는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 잉여분을 공공 영역에 공급해 다른 이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생태학적 고려 때문에 에너지를 적게 요구하는 가전제품을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자제품의 스위치를 완전히 끈다면, 더욱 많은 에너지가 절약될 수 있지만 많은 소비자는 아직도 대기 모드와 같은 편리한 기능을 포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에너지 절약은 소비자가 편리한 기능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된 기술을 가지고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은 보통 근본적인 에너지 인프라의 현대화를 요구한다. 이는 초기엔 점진적으로 수행된다. 전통적인 발전소의 운영자들은 에너지 효율을 증진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지속가능성 기준 만족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아직 많은 구식 발전소가 있는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국가에서는 생태적 그리고 경제적 이유로 많은 현대적인 발전소가 계획되고 있다. 효율적인 산업 플랜트를 디자인하는 선진국의 노하우는 신흥국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시나리오’에 따르면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의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정책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에너지 효율화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나 원자력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단기간에 에너지 소비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능한 분야다. 이 분야의 투자 확대를 통한 우리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임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hyim@kis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