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와치폰

[핫테크]와치폰

 지난 16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09’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디어센터에 모인 450여 외신기자의 눈이 작은 손목시계에 일제히 쏠렸다.

 금속 장식의 평범한 제품처럼 보이는 이 시계의 작은 화면을 손가락 끝으로 몇 번 터치하자 곧 화면이 뜨고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007시리즈를 비롯한 첩보영화에 등장하는 단골 첩보 기기인 ‘와치폰(watchphone)’이 현실 속으로 성큼 다가오는 순간이다.

 그동안 몇몇 업체가 와치폰을 선보였지만 이날 공개된 LG전자의 제품은 세계 최초의 ‘3세대 터치 와치폰’이라는 점에서 남달랐다. 컨셉트 휴대폰 단계에 머물던 기존 제품을 뛰어넘어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미래형 휴대폰이 탄생한 것.

 LG전자의 ‘3세대 터치 와치폰’은 고밀도 기구설계와 소형화 기술이 집약된 첫 번째 착용식(wearable) 상용제품이다.

 몸에 부착하거나 ‘입는’ IT기기들이 일찌감치 미래의 생활을 바꿔놓을 아이콘으로 부상했지만 상용화하기에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있고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기존의 한계를 깬 것.

 이 제품은 실제로 고급시계 제작에 쓰이는 재료와 방식을 적용해 전면에 곡선 처리된 강화유리를, 테두리에는 고급 메탈 소재를 사용해 겉보기엔 그저 약간 큰 손목시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와치폰에 7.2Mbps 속도의 3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기술을 적용, 데이터 고속 전송은 물론이고 전면에 내장된 카메라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와치폰 중 가장 얇은 13.9㎜ 두께로 손목에 차고 다녀도 전혀 민망하지 않다.

 휴대기기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터치 방식’이 이 제품에도 적용됐다.

 3.63㎝(1.43인치) 전면 터치스크린에서 통화, 문자입력, 시간조정, 알람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목소리로 전화 걸기 등 간단한 음성인식 기능을 내장했으며,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TTS(Text To Speech), 생활 방수, 블루투스, MP3플레이어, 스피커폰 등 웬만한 기능은 다 갖췄다.

 올해 3분기 유럽 이동통신사인 ‘오렌지’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