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쟁보다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강화해 내실을 키우자.”
19일(현지시각) 폐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는 경기 침체를 탈출하기 위한 전 세계 이통 및 휴대폰 업체들의 대응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뚜렷히 했다. 특히 대형 광고판이 대거 사라져 무리한 외형 과시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차분한 전시회였다는 평가다.
노키아를 비롯한 주요 휴대폰 업체들은 사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전략들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전략을 펼쳤다.
노키아는 5월 오픈 예정인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스토어인 ‘Ovi 스토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메시징 및 e메일 서비스에 특화된 E시리즈 신제품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겠다는 전략을 선보였다. 하지만 노키아의 야심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풀터치폰 ‘N97’은 아직 안정화가 덜 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화려한 UI와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와 LG의 세부적인 스마트폰 전략이 공개되면서, 휴대폰 제조를 넘어 서비스 및 콘텐츠 영역으로 진입하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분석이다.
소니에릭슨은 최근 적자 폭이 커지면서 휴대폰의 DNA가 소니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1200만화소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채택한 ‘아이두(IDOU)’의 기능과 디자인 등이 소니의 디자인과 기술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모토로라는 모바일 와이맥스 장비와 단말에 초점을 맞춰 경쟁사들과 대조를 이뤘다.
세계 주요 이통사들은 불황 탈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 각국 정부가 모바일 브로드밴드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각국 정부의 정책 기조를 완화해 모바일 서비스와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차세대 통신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 와이맥스와 LTE 진영의 경쟁도 불꽃을 튀었다.
모바일 와이맥스의 경우 상용 서비스 확대에 이어 MID 등 각종 지원 단말이 대거 선보이며 세 확장에 본격 나섰다. LTE도 2011년께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장비 및 이통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밀리에 장비 시연과 사업 미팅이 진행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MWC의 핵심 키워드가 풀터치와 스마트폰 및 LTE로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전시회 메인 테마인 그린 테크놀로지와 각 휴대폰 업체들의 서비스 전략이 구체화된 점도 특이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