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이제동(화승 오즈)이 사상 최초로 역올킬에 성공하는 역사적인 주인공이 됐다.
이제동은 지난 17일 펼쳐진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2008-2009 4주차 4경기 온게임넷과의 대결에서 그 어렵다는 7전제 역올킬을 이뤄내는 기염을 토했다. 7전제 역올킬은 0 대 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와 상대방 선수 4명을 연거푸 격파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공식전에서 7전제 역올킬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한 채 본인의 실력을 발휘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다.
팀배틀 방식으로 펼쳐졌던 옛 MBC게임 팀리그에서도 공식적인 7전제 역올킬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5전제였던 MBC무비스배 MBC게임 팀리그 당시에는 차재욱(공군·당시 KOR), 변은종(은퇴), 최연성(SK텔레콤)이 역올킬을 해낸 적이 있지만 7전제에서는 없었다.
비공식전에서는 7전제 역올킬이 한 차례 등장했다. 최연성은 LG IBM MBC게임 팀리그 예선에서 POS(MBC게임의 전신)를 상대로 역올킬에 성공했지만, 이는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약 3년 만에 부활한 팀배틀 방식의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2008-2009에서 드디어 역사적인 공식 역올킬이 등장했다. 이제동은 팀이 0 대 3으로 뒤지던 상황에 출전해 김창희·박명수·원종서·신상문을 제압하고 극적인 4 대 3 승리를 이끌며 역올킬을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예전 팀리그 때부터 여러 선수들이 역올킬에 도전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을 견디지 못해 실패했기에 이제동의 역올킬은 엄청난 사건이다. 게다가 이제동은 위너스 리그 3주차에서 공군을 상대로 올킬을 기록한 바 있어, 한 시즌에 올킬을 두 번 기록하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한 선수가 한 시즌에 올킬을 한 번 하기도 힘든데, 이제동은 올킬에 이어 역올킬까지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
이제동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화승은 다 진 것 같았던 경기를 짜릿하게 뒤집으며 위너스 리그 4승째에 성공했다. 역올킬의 주인공 이제동은 하루에 4승을 쓸어 담으며 시즌 33승에 성공했다.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공식 역올킬에 성공한 이제동은 “오늘 승리로 많은 타이틀을 얻어 뿌듯하다”며 “팀이 패배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출전했기에 부담감이 심했는데 경기가 끝날 때마다 팀원들과 코칭스태프가 많은 조언을 해준 덕분에 역올킬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제동은 “올킬에 그렇게 연연해 하지는 않고 그냥 많은 승수를 챙길 수 있으면 좋은 것”이라며 “팀원들과 함께 팀 승리를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