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 대책의 일환으로 부진한 내수 가전 소비를 끌어올리고,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 명목의 지원카드를 잇따라 꺼내들었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들어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만2000엔(18세 이하 청소년 및 65세 이상 고령자는 2만엔)의 현금을 나눠주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디지털TV 구입 시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디지털 방송 수신이 가능한 TV나 수신기를 구입하는 전 세대에 일률적으로 2만엔(약 31만5000원)을 지급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당 산하의 ‘e재팬특명위원회’에서 다음 달 ‘IT에 의한 경기·고용·환경 긴급대책 패키지’를 완성해 발표할 계획이다.
새 보조금제 도입으로 49% 수준에 머무르는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기(일체형TV 제외) 세대 보급률을 한층 높이는 동시에 급격한 수요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전자 업계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도 지난 1월 도시 저소득 계층에게 150위안(약 3만2000원), 농민 저소득 계층에게 100위안씩 현금을 나눠줘 경기부양에 나선 데 이어 이달 들어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가전하향은 농민이 TV·휴대폰·냉장고·세탁기 등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 가격의 13%를 지원해주는 내수 촉진 정책이다. 이 영향으로 중국의 지난 1월 소비는 불경기 와중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가 늘어난 2900억위안을 기록하는 등 부분적인 경기회복 신호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정부의 디지털TV 구입 보조금 지원으로 중국 TV 제조사에 생산 주문이 크게 늘어났으며, 중소형 LCD 패널 수요가 발생하는 등 산업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은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국민의 시청권을 보호하고 디지털 수신기 보급 확대를 위해 지난해 초부터 수신기 구입희망 가정에 40달러 할인 쿠폰을 대당 한 장씩, 최다 두 장까지 지급해오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중국·일본 사례와 같이 전자제품 내수 소비 촉진책이 있어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특히 2012년까지 전환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TV를 구입할 때 혜택을 정부가 지원을 해 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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