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재미 코드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아라.’
TV홈쇼핑 프로그램이 딱딱하고 식상한 방송에서 재미있는 방송으로 변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쇼호스트와 모델들이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변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때로는 노래도 부르며 버라이어티쇼까지 연출한다.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등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그램도 생기고 있다.
◇재미가 있어야 매출도 좋다=최근 드라마, 쇼를 컨셉트로 꾸민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홈쇼핑이 방송한 ‘도전 쇼핑가요 7080’은 40∼50대 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기획해 성공을 거뒀다. 방송세트를 70∼80년대 고고장 풍경으로 꾸미고, 쇼호스트와 모델들이 과거의 헤어스타일과 복장으로 등장해 향수를 자극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현대홈쇼핑은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관련 제품 매출도 그전 방송에 비해 20∼30% 증가했다.
‘아내의 유혹’ ‘꽃보다 남자’ 등의 인기프로그램도 패러디되고 있다. CJ홈쇼핑도 지난 14일 ‘꽃보다 남자’를 패러디한 디지털 특집 방송이 좋은 성과를 냈다. 진행을 맡은 5명의 남녀 쇼호스트가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 방송은 평소 시청률 두 배, 매출은 15% 증가를 기록했다.
도전 쇼핑가요 7080을 기획한 김낙선 현대홈쇼핑 PD는 “재미와 오락적인 요소를 강조한 방송이 시청률과 매출에서도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TV홈쇼핑에서 인기있는 드라마나 쇼 등의 방송 포맷을 활용하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간다=GS홈쇼핑은 홈쇼핑 3사가 ‘패러디’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리얼리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GS홈쇼핑은 매주 토요일 아침 8시 20분부터 ‘똑소리 살림법’을 고정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일반인 주부 게스트가 쇼핑호스트와 함께 출연한다. 이 방송은 직전 프로그램보다 2∼3배 높은 수준인 0.1009%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관련 상품 매출은 50% 증가했다.
방송에 출현하는 ‘살림고수’들은 3∼30년 살림 경력을 갖춘 주부들이며, 생생한 체험과 입담으로 뜨거운 시청자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기존에 쇼핑호스트와 연예인 게스트가 우아하게 등장해 상품 정보와 가격을 설명하는 형식을 완전히 비틀고 있고, 일반인 주부들의 하는 얘기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지혜 GS홈쇼핑 PD는 “살림고수들이 합류한 이후 생활에 밀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청자 공감을 이끌어 내는 멘트가 더 많아졌다”면서 “그 효과로 주문 전화가 방송 중 증가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