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추진 중인 120억원 규모의 ‘지능형 홈 네트워크’ 사업자 선정을 놓고 입찰에 참여했던 두 컨소시엄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탈락한 컨소시엄이 평가 방법을 문제 삼으며 재평가를 골자로 정식으로 이의신청 절차를 밟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홈네트워크협회(HNA) 컨소시엄 측은 지난 16일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전자통신연구원(ETRI) 컨소시엄이 사업 추진 주체로 적당하지 않다며 평가기관인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에 재평가를 요청했다. 나아가 새로운 평가위원 구성을 요구하는 등 평가 결과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ETRI 컨소시엄 측은 자격·참가 절차 등 모든 면에서 결격 사유가 없다고 맞받아치는 등 양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HNA는 지능형 홈 기반 사업은 가전·건설·통신·서비스 등 여러 산업계가 참여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로 기초기술과 연구개발이 목적인 ETRI가 추진하면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HNA 측은 “지능형 홈 과제는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 사업으로 기술 이전을 통한 상용화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협회에서 기금 사업으로 제안해 지정 공모 과제로 확정해 사업 취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주요 사업 내용이 지능형 홈 구축 가이드라인 확립, 표준화, 인증제도 시행, 시범 사업, 산업계 협력 체계 등 정부 기관에서 추진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못 박았다.
아무 사업 연관이 없는 차세대 컴퓨팅협회가 컨소시엄에 포함된 점도 문제 삼았다. 협회는 이의신청 마감일인 26일께 정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ETRI 컨소시엄 측은 차세대 컴퓨팅협회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기초기술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산업계와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적합한 절차를 거쳐 선정됐으며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예산 가운데 인건비 비중을 최소화해 그만큼 실제 기반 조성 사업에는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ETRI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컴퓨팅협회 측은 “지능형 홈 사업은 이미 ETRI에서 수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통해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와 이번 사업의 적임자”라며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산업화해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산업 기반 조성 사업’은 정부가 올해부터 2012년까지 120억원을 투자해 실질적인 지능형 홈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을 평가기관으로 선정했으며 진흥원은 지난달 초 과제를 접수해 이달 초 적합성 평가를 거쳤다. 이어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6일 잠정 사업자를 확정했다.
진흥원은 이달 2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최종 평가 결과를 지식경제부에 전달해 사업 주체를 확정한다. 평가를 맡았던 진흥원 측은 “모든 평가 결과는 평가위원회 소관”이라며 “적합한 절차를 거쳐 추진 업체를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