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자유통 시장은 추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쌀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능과 가격의 거품을 뺀 디버전스 제품이 대세일 전망이다.
지난달 LG경제연구소가 밝힌 보고서에서도 ‘불황에 따라 전자산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본연의 기능만을 탑재한 디버전스 제품과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한 스펙다운(Spec Down)을 통한 전자 제품이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가격에 민감하고 젊은 소비층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오픈마켓의 카테고리매니저(CM)를 통해 올해 전자유통업계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꼭 필요한 기능이 대세=지난해에는 다기능의 컨버전스형 제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고 저렴한 가격의 디버전스형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옥션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량이 2007년 대비 4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1월에만도 1만2000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DSLR카메라와 콤팩트 디카의 중간격인 하이엔드 디카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율 광학줌, 수동 촬영기능 등 DSLR카메라에 못지 않은 기능에 가격까지 저렴해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고현상으로 제품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은 DSLR과 렌즈 제품은 환율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올해 시장 규모가 40% 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콤팩트 디카도 20% 가량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PC는 역시 넷북=PC·주변기기 시장은 지난해 수요몰이를 했던 넷북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옥션과 G마켓에서 각각 2만5000대와 4만 여대가 팔린 넷북은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 가격도 50만∼60만원대로 저렴해 노트북PC를 대체하는 인기 아이템으로 예상된다.
SSD와 USB 메모리도 성장 오르막길을 탈 것으로 보인다. SSD의 가장 큰 수요처는 현재 노트북PC와 기업용 서버지만 점차 PMP와 외장하드로 확대되는 추세다. USB메모리는 지난해 G마켓 판매량이 약 75만개로 2007년 대비 22% 성장했고 올해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소 측은 “불황일수록 저가 유통채널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올 한해는 꼭 필요한 기능만을 탑재한 실속형 제품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CD TV 111% 성장=생활가전 시장은 신혼부부의 혼수 제품으로 LCD TV가 자리 잡으면서 올해 111% 이상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이 소비자의 수용범위 내에 진입했고 IPTV·디지털방송 등의 영향으로 기존 제품들의 교체 수요도 LCD TV 시장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양문형냉장고는 대용량 제품 구매 수요로 인해 39%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허리보호에 초점을 맞춘 드럼세탁기도 24% 시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강관련 제품인 공기청정기와 전기오븐은 각각 37%, 66%의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옥션 문영구 IT팀장은 “지난해 경기침체로 단순 기능을 갖춘 저렴한 MP3플레이어나 포켓 어학사전이 인기를 끈 반면 다기능 제품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며 “올해에는 넷북·MP4플레이어 등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는 IT기기들의 구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