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콘솔게임 강세 전통에 `변화 조짐`

[글로벌 리포트]콘솔게임 강세 전통에 `변화 조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북미 브로드밴드 이용자 수

 2008년 한국 게임시장은 일명 ‘경제불황 무풍지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7년 IMF 위기 시절 온라인 게임 산업이 크게 성장했고, 2008년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대적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북미 게임시장은 경제불황에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시장조사업체인 NPD그룹도 이를 지적했다. NPD는 2008년 북미 게임시장을 진단한 보고서에서 “비디오 게임 시장을 기존에 알려진 대로 경제불황 무풍지대라 할 수는 없다. 이미 경제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산업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으며 단지 감속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게임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경기 침체가 없었다면 더욱 크게 성장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북미 전체 게임 시장은 지난 2007년의 기록적인 매출을 뛰어넘으며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북미 게임시장의 콘솔·PC게임=전통적으로 북미 게임시장은 콘솔게임이 PC게임을 압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8년도 닌텐도의 돌풍으로 콘솔게임 매출은 전년에 비해 19% 상승했다. 반면에 PC게임 매출은 2007년 대비 14% 감소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PC게임의 강세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전문가는 랜디 스튜드 PC게이밍협회(PCGA:PC Gaming Alliance) 회장이다. 그는 “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더욱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PC게임이고, 이미 대부분의 가정이 PC(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PC게임 시장의 강세를 예측했다.

 특히 북미에서는 온라인 PC게임의 성장과 가능성이 눈에 띈다. 비록 기대작이었던 ‘워해머온라인’과 ‘에이지오브코난’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반지의 제왕’ ‘에버퀘스트2’ 등은 성공적으로 선을 보였다.

 아울러 2008년까지 55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엔씨소프트의 ‘길드워’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리치왕의 분노’를 필두로 한 정액제 온라인 게임이 흥행에 성공했다. 북미에서 소액결제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운로드 게임, 소액결제, 정액제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이 소비자의 플랫폼 선호도 변화와 맞물리면서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북미 브로드밴드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8년 7300만 가정에 브로드밴드가 보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크린다이제스트는 이 수치가 오는 2011년에는 8600만 가정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전역에 브로드밴드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C게임 시장 현황=2008년 PC게임 매출은 11월 전 세계의 기대작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리치왕의 분노’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7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감소한 금액이다.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20%나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다운로드 PC 게임, 소액결제 온라인 게임, 그리고 정액제 온라인 게임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시장을 조사한 NPD는 차후 보고서부터 PC게임 시장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분석을 위해 이들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온라인 게임 산업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적인 게임 시장의 기록적인 성장과 이에 비해 뒷걸음질한 PC게임 시장의 규모, 가속화된 브로드밴드의 확산은 북미 게임 시장의 몇가지 중요한 변화를 시사한다. 북미는 지금까지 온라인게임이든 콘솔게임이든 상관없이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 소매상을 통한 패키지 판매·전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국과 같이 게임 클라이언트가 게임을 디지털로 배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을 뛰어넘는 게임 소프트웨어의 개발 역시 중요하다.

 아울러 상위 소수 게임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임개발 사이트 가마수트라에 따르면 “PC게임 순위 상위 10개 게임이 2008년 12월 PC게임 총매출의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배용택 엔씨소프트 북미법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