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방송통신 융합의 현재와 미래- IPTV 활성화에 성패 달렸다

[정보통신 미래모임]방송통신 융합의 현재와 미래- IPTV 활성화에 성패 달렸다

 방송과 통신간 대표적 융합 서비스 ‘IPTV’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초 예정보다 출범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IPTV가 방송통신융합의 혁신을 선도하고 새로운 융합 시장을 선도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부가가치 창출의 견인차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서울 삼정호텔에서 ‘방송통신융합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2월 정기토론회를 개최했다.

 설정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의 ‘디지털 융합 시대 방송통신 정책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심주교 KT 상무(미디어본부 미디어기획담당),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임진채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사업본부장, 손일권 한국IBM 전무가 패널 발표를 통해 방송통신융합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고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융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응하기 위해 IPTV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계 전문가들은 보다 높은 차원의 IPTV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 및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달라지는 환경에 부합하는 정책이뒷받침된다면 방송통신 융합의 미래가 희망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 “풍부한 콘텐츠 확보해야” = 전문가들은 IPTV 활성화의 첫번째 조건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손꼽았다.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걸맞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은 “ IPTV가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IPTV 모습은 케이블TV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뒤 “ IPTV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IPTV 시청자에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볼꺼리를 제공해야 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다.

박현제 주인네트 대표이사도 새로운 IPTV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IPTV 상용화 이후 폭발적 아이디어에 기초한 새로운 채널 및 콘텐츠에 대해 기대했다”며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대비 자체가 다소 소홀했던 게 아닌 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설 실장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활성화 핵심이 콘텐츠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방송통신 콘텐츠 발굴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용자 가치를 제고해야” =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IPTV를 시청하며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이용자 가치 제고에 대한 주문과 함께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문영성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IPTV 이용자에게 사전 고지없이 유료화를 단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용자 동의 등 IPTV 제공사업자가 필요한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문 교수는 이용자를 무시(?)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IPTV가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호 시큐베이스 대표이사는 향후 발생할 지 모르는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기관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IPTV 이용에 따른 역기능을 방지할 수 있는 환경과 규제를 IPTV 초기 단계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가치 제고가 궁극적으로 IPTV 활성화를 견인함은 물론 IPTV를 둘러싼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각으로” = 방송통신융합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책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라 나왔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IPTV가 기존 케이블TV를 대체할 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지 확언할 수 없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의 정책이 현재와 미래에도 유효할 지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기존 시장 대체만으로는 투자를 자발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통신 융합 이후 시장 자체가 과거와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초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규제 기관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과거 정부 주도 아래 글로벌 IT 강국으로 도약한 점은 인정한다”며 “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방식에서 벗어나 표준화 등에 집중하고 모니터링 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 융합의 글로벌화를 위해 첨단기술 활용 정보 및 기술 연구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제도적 개선을 주문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영일 코레스텔 사장은 “방통 융합의 글로벌 도약과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소프트웨어진흥원을 방통위 산하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진행한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올해가 사실상 방송통신 융합의 원년이라 해도 좋을 것”이라며며 “방통 융합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사업자, 이용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