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가도 있고, 환경 전문가도 있지만 그린IT 전문가는 없습니다.”
허탁 건국대학교 교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기조를 타고 모두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며 “그러나 저탄소 녹색성장은 IT 전문가, 환경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는 ‘그린 IT’를 지향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극히 부족한 상태다. 융합 관련 교육기관도 거의 전무한 상태인 것. 이에 IT 재교육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허 교수가 학교에 그린경영임원(CGO) 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허 교수는 “경기 침체로 인해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기존 IT 숙련 노동자가 새로운 그린 IT 분야에 적응하지 못하면 손실이 클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인력을 양성하는 전문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일본의 하이브리드카를 예로 들었다. 허 교수는 “하이브리드카 초반 구입 비용은 비싸지만 연비가 좋아 라이프사이클비용은 기존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며 “생산자가 이런 연비까지 고려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또 생산자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편견을 깼다. 그는 “중요한 것은 그린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소비자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구매하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총체적인 사이클을 돌리는 주체자”라며 “그린 IT 정책이 선순환으로 돌아가려면 이들에 대한 교육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그린 인력양성에도 철저히 민간과 협의를 거친 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민간연구소에서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중복되는 부문이 있다면 낭비라는 지적이다. 허 교수는 “교육은 단기간에 성과를 뽑아낼 수 있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