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적외선 영상 카메라용 핵심 칩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최문기)은 24일 적외선 영상전문업체인 아이쓰리시스템(대표 정한)과 공동으로 야간이나 암실에서도 1㎞까지 선명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비냉각형 QVGA 급 적외선 영상 카메라용 핵심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냉각형 방식은 성능은 좋은 반면 별도 냉각기(영하 196도)가 필요해 소형화에 한계가 있으며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비냉각형은 소형화가 쉽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으며 상온에서 쉽게 작동해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ETRI 측은 설명했다.
이 칩에 적용된 기술은 적외선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구조체를 제작하고 여러 개를 배열(어레이)한 다음, 여기서 나오는 미세 신호 처리를 위해 신호처리 회로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서브 마이크론 사이즈의 반도체 기술과 수십 마이크론 구조체를 쌓는 ‘I-MEMS’ 기술을 융합한 것이다.
ETRI는 야간에도 선명한 영상 구현이 가능한 QVGA급 어레이 비냉각형 적외선 카메라의 핵심 기술을 확보,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군사용 기술로 보안성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기술을 민간용으로 국산화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주요 재료를 아몰퍼스-실리콘(a-Si)을 이용해 향후 기술 수요업체가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사용하는 특수한 물질(바나디움옥사이드:VO₂)에 대한 로열티 부담을 없앤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열 영상 카메라로 활용이 가능해 △범죄예방용 야간 CCTV △자동차용 나이트 비젼 시스템 △의료진단 영상진단 시스템 △화재시 투시카메라 △송전선로 및 전선의 과부하 지점 포착 열상 카메라 △반도체 칩 및 태양광 모듈의 불량 부분 검색용 열상 카메라 △소총 등 개인화기의 야간 조준경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
ETRI 유병곤 차세대I-MEMS팀장은 “이번 기술개발로 군사용, 의료용, 범죄예방용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으며, 첨단 핵심부품의 수입대체효과와 함께 국산화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냉각형 적외선 영상 센서의 시장규모는 올해 국내 200억원, 세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TRI는 이번 기술에 신규 개발한 실리콘-안티몬계 합금 재료의 접목 가능성을 검증하고 VGA급(640x480어레이) 기술 개발을 위한 후속 사업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기술이전 관련 문의는 ETRI 차세대 I-MEMS팀 유병곤 팀장((042)860-5549)으로 하면 된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