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23일 하이닉스반도체의 미국 내 D램 판매를 중단시켜 달라는 미국 메모리 칩 업체인 램버스의 요구를 기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은 램버스의 특허권을 침해한 소송과 관련, 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판매되는 D램 제품에 대한 램버스의 판매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또, 과거 특허 침해 부분 중 SDR(Single Date Rate) D램 제품에 대해서는 1%, DDR(Double Date Rate) 이후 D램 제품에 대해서는 4.25%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 법원은 램버스의 판매금지 신청은 기각하는 대신 향후 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 판매되는 D램 제품에 대해 양측이 협의해 로열티 요율을 도출하도록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는 이번 명령을 반영하는 최종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소송은 램버스가 2000년도에 주요 D램 생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소송 중 하나로 하이닉스에 대한 1심 법원의 결정이 먼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동안 램버스 특허의 무효성과 불법적인 소송 증거 자료 파기 행위에 따른 특허권 행사 금지를 주장해왔던 하이닉스는 이번 미국 법원의 명령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후속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이에 불복해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판결로 인한 실제 손해배상금 지급 시점은 하이닉스의 항소에 따라 항소심의 결과가 확정되는 시점 이후가 될 것이며, 통상 미국 법원의 절차에 비추어 1~2년 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기각과 관련해 1심 법원이 램버스와 같은 제조 행위 없이 라이선싱만 하는 특허권자의 생산 및 판매 금지 신청을 기각했던 최근 미국 판례의 변화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이에 따라 미국 지역에서 하이닉스의 D램 판매는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0일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은 램버스의 불법적인 소송 증거 자료 파기 행위를 인정하고 램버스가 마이크론을 상대로 관련 특허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종 판결을 내린 바 있으며, 램버스는 곧바로 항소할 뜻을 밝혔다. 따라서 미국 고등법원은 램버스의 항소 건과 하이닉스의 항소 건을 함께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1심 법원의 판결이 부당함을 최대한 지적해 하이닉스에 유리한 항소심 판결을 이끌어내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 최선의 대응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