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 출범 1년] 방통위에 대한 3가지 오해

[방송통신위 출범 1년] 방통위에 대한 3가지 오해

 ‘방통위=미디어법?’ ‘방통위=규제 전문기구?’ ‘방통위(IT)=일자리의 천적?’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싼 여당과 야당의 대립이 방통위 출범 이후 줄곧 신문과 방송을 통해 집중 조명되면서, 국민에 비치는 방통위 모습은 ‘미디어법 관련 부처’로 이해되는 것이 전부다.

 국회에서 제기되는 질의조차 산업 쪽 질문은 전무하다시피 하니, 방통위 직원들 조차 헛갈릴 지경이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언론에서도 국회에서도 미디어법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출범 초기 산업부처 역할을 제대로 강조하지 못한 것이 패착으로, 왜곡된 이미지가 향후 업무추진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역할이 왜곡 전달되고 있는 것에는 ‘규제만 하는 기구’라는 이미지도 포함된다. 방통위 주요 기능은 방송정책·통신정책·방통융합정책·전파정책·이용자보호정책 등 ‘정책 수립’이 주를 이룬다. 통상 정책에는 규제와 진흥이 함께 포함되고 방통위 기능 중 불공정행위 조사나 분쟁조정 기능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방통위는 향후 진흥업무의 폭을 넓혀 규제 전문기구의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한다.

 다소 이율배반적이지만 90년대만 해도 생소했던 IT가 정보통신부 시절을 거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서 일반화되고 큰 성과를 도출해 낸 것이 IT산업계로서는 부메랑이 됐다. IT의 효과가 감지되고 일반화되면서 부처 여기저기서 자신들이 더 잘 할수 있다며 손을 들고 뛰어들어 IT 성장의 구심점이 희석된 것이다.

 더욱이 구심점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IT의 본질이 왜곡되면서 ‘일자리를 없애는 나쁜 산업’이라는 꼬리표까지 달고 길을 찾아 헤매야 하는 미아 신세도 겪었다. ‘최첨단 산업부처’의 이미지는 탈색됐고, IT분야에서 ‘다양한 세계 최초 기록 탄생’을 뒷받침하며 IT코리아를 선도해 온 이미지도 국민의 마음 속에는 잊혀져 갔다.

 하지만 방통위 출범 1년에 즈음한 지금, ‘디지털 뉴딜’의 필요성과 함께 ICT산업은 다시 조망받고 있다. 더욱이 IT 무용론을 겪으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IT는 기존의 것을 효율화하는 것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에 더 큰 가치가 있었다”는 ‘IT 재해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방통위=미디어법·규제전문기구’라는 국민의 오해를 빨리 불식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