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폰 업체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산 휴대폰에 대한 관세장벽 강화 움직임과 특허권 침해 제소에 강력히 맞대응하고 있다. 각국과 경쟁업체의 견제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소송 주체가 노리는 한국산 휴대폰의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코닥의 디지털 카메라 ‘이지셰어’가 자사의 3개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조사와 함께 수입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LG가 주장한 특허권은 디카의 초점 자동조절과 음성 생성·표시 및 모니터상 표시 메뉴 생성 등과 관련된 내용이다. LG는 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연방법원에 같은 내용으로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삼성도 코닥을 자사 특허권 침해 혐의로 ITC에 제소했다. 코닥과 한국 휴대폰 업체 간의 특허권 분쟁이 맞소송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코닥은 작년 11월 삼성과 LG의 카메라폰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양사 제품의 수입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ITC에 제기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닥과의 소송전에 대해 “카메라폰 기술은 삼성·LG뿐만이 아니고 모든 휴대폰 업체가 범용으로 채택하고 있는 기술인데 유독 한국산 제품에만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허 소송과 별개로 한국산 휴대폰의 부정적 이미지를 시장에 심기 위한 ‘딴죽걸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의 관세 장벽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작년 하반기부터 모바일TV폰(DVB-H폰)에 14%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휴대폰은 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제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가 휴대폰의 TV 기능을 일반 TV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명백한 관세 장벽이라는 게 삼성과 LG의 주장이다. 사실 이 TV폰의 독일과 네덜란드 수출 물량은 크지 않다.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도 아니다. 하지만 EU까지 확산되는 세계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휴대폰에 미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U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해 업계 차원서 무역 관계기관에 조정을 건의하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며 “논의 중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관세가 철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