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한국시장에 `후폭풍`

 “3월 증시가 지난해 10월 저점을 테스트 받을 수 있다.”-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파트장. “국내 시장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진입했다.”-성진경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세계 금융시장발 한파가 고스란히 국내시장에 전해지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개입방침에도 불구하고 전일보다 27.30원 오른 1516.30원을 기록하며 1500원선을 하루만에 다시 넘어섰다. 주식시장도 코스피지수가 35.67포인트(3.24%) 하락한 1063.88에 마감하면서 환율 하락과 세계 금융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일 미국시장에선 다우지수가 250.89포인트(3.41%) 하락한 7100선으로 내려 앉아 7000선마저 위협받았고, 지난 6거래일 동안 10%가 빠진 S&P 500 지수는 1997년 4월 11일 이후 1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6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던 유럽 주요증시도 동유럽발 금융불안 우려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이 지난 10월 금융위기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은석 삼성선물 과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지난해 10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때와 달리 미국 금융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은행의 국유화, 동유럽 국가의 채무불이행 위기에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감소까지 맞물려 고점에 오른 환율의 방향을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2월 무역수지 개선에 큰 보탬이 됐던 조선업도 2월 들어 1건의 선박 수주가 없고, 오히려 유럽 금융의 위기로 인해 수주 취소로 이어져 환율 불안에 한몫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식시장도 당분간 지수 1000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은행 국유화 논란 속에 투자자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무너지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1990년대말 수준으로 내려 앉았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을 지속하고 있어 1000선이 안전지대는 아니다”며 “3월중 지난해 저점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국내 증시가 세계 시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투자자들은 최근 위기를 확인한 후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