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스릴러.’
불황의 늪에서 경제가 허우적대는 요즘 영화 ‘인터내셔널’(감독 톰 티크베어)은 다르게 다가온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의 형사 루이는 갑작스런 동료의 죽음을 목도한다. 이 죽음이 세계 금융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BBC은행과 관련됐다고 직감한 그는 맨해튼 지방 검사관 엘레노어와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모두 수사에 비협조적이고 IBBC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설 때마다 희생자는 늘어난다. 영화속 IBBC는 가상의 은행이지만 1970년대에 벌어진 역사상 최대 금융 범죄인 파키스탄 ‘BCCI 은행 스캔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상황 설정이나 정교하게 긴장감을 만들어 나가는 감독의 연출 실력이 뛰어나다. 베를린에서 뉴욕·룩셈부르크·리옹·밀라노·이스탄불 등을 동분서주하는 루이의 화려한 동선을 따라 사건이 펼쳐지며, 스릴이 롤러코스터처럼 자유자재로 오르락내리락한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연쇄살인이 관객의 숨을 조여온다. 죽일 것인가 죽임을 당할 것인가. 영화는 이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항해를 시작한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