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파워인터뷰- 마크 J 헤네시 IBM CIO

[CIOBIZ+]파워인터뷰- 마크 J 헤네시 IBM CIO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을 손꼽으면 적어도 10위권 안에 IBM이 오른다. 최근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 따르면 IBM의 브랜드 가치는 코카콜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IBM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을 생산하는 연구개발(R&D) 부문과 생산현장을 갖추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IT컨설팅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드바이저리’ 기능도 충실히 수행해왔다. 이런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IBM은 IT를 시스템 운용 차원이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당연히 IBM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관심사는 IT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CIO BIZ+는 IBM CIO인 마크 J 헤네시와의 e메일 인터뷰를 함으로써 IBM의 글로벌 IT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미국 본사에 근무 중인 그는 IBM의 글로벌 통합(GI) 정책에 따라 전 세계에 단 한 명뿐인 CIO다.

 

 “CIO는 비즈니스 전략에 맞춰 IT전략을 짜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회사의 IT인프라를 단순화하고 통합해 비용절감 효과를 이뤄내야 합니다.” 전 세계 170개국에서 40만여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 IBM의 마크 J 헤네시 CIO의 IT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는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으로 지난 5년간 IT예산을 무려 16억달러(2조4000억원) 절감했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 배경과 관련해 헤네시 CIO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용절감 기회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옵니다. IT인프라를 최적화하고 통합하면 비용절감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요.”

 그는 실제로 3900개에 이르는 IBM 서버를 33개의 메인프레임 서버로 전환하는 전 사적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서버가 많아봤자 1000대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지난 2007년부터 연간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그린 데이터 전략도 그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로써 막대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헤네시 CIO는 말한다. 그는 1만5000개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을 5000개 수준으로 줄이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도 매달 30개 정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정리하고 있다.

 그에게 CIO로서의 고민을 물어봤다. “장기적인 차원의 전략적 관점과 단기적 차원의 실행 과제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울러 글로벌 통합기업(GIE)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IT를 잘 활용할 것인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헤네시 CIO와의 일문일답.

 -IBM IT조직의 역할은 무엇인가.

 ▲IBM의 IT 조직은 전 세계 40만명에 달하는 직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담하고 있는데, 특히 핵심 인프라의 안정성과 가용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공급망, 영업팀, 재무조직 등 IBM의 다양한 부서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돼 있다. 글로벌 직원들이 협업하고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로터스 세임타임의 인스턴스 메시징, 위키 인프라스트럭처 등 협업 툴이 잘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올해 IBM의 IT전략은.

 ▲IBM의 IT전략은 크게 실행·변화·혁신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첫째 IBM은 IT운용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방향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둘째 영업 프로세스, 인사관리(HR) 프로세스, 기술지원 프로세스, 공급망 프로세스, 재무 프로세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할 것이다. 셋째 IBM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기술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 모든 IT전략은 IBM의 전 사 전략인 ‘스마트 플래닝을 위한 솔루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금융위기의 여파로 상당수 한국 기업이 IT투자 예산을 삭감했다. IBM은 어떤가.

 ▲경기가 침체됐다고 IT투자도 줄여야 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CIO들은 항상 비용 효과적인 IT운영을 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한다. 물론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IBM의 IT비전은 시스템이 잘 운용되도록 유지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정의를 넘어섰다. 인프라와 주요 업무혁신 프로젝트를 최적화함으로써 예산을 절감하고, 직원들의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특정 기술 개발 및 투자에 집중해 왔다. 이런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IBM은 지난 5년간 IT예산을 16억달러 절감했다. 이러한 비용절감 효과는 현재 진행 중인 업무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계속될 것이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CIO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가.

 ▲2008년 IBM은 글로벌 CEO 스터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80%가 넘는 CEO가 성장 시기에 대한 투자, 시장전략의 변화 등 향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예측했다. CEO는 CIO에게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CIO는 단지 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 전문가가 아니다. 비즈니스에 능통한 전략적인 리더로 변해야 한다. CIO는 IT예산에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에 기초해 제반 의사결정을 하되, 직원이 협력하고 혁신해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한다. 스마트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 및 운용하기 위해 CIO는 테크놀로지 리더와 비즈니스 리더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CIO들은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더 똑똑한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다.

 

 -비용절감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IT전략은 무엇인가.

 ▲가장 효과적인 것은 IT전략을 비즈니스에 맞춰 정렬한 후 기업에 최대한의 이점과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결정되면 CIO는 회사의 인프라를 단순화하고 통합함으로써 큰 비용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IBM은 공급망, 재무, 글로벌 HR 등에 걸쳐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단 단순화 작업이 완료되면 CIO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등 IT툴을 통해 프로세스 자동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거나 여러 부서에서 중복되는 회사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고 축소해야 한다. IBM은 1만5000개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을 5000개 수준으로 줄였다. 지금도 매월 30개 정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정리하고 있다. 또 다른 비용절감 기회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온다. IT인프라의 최적화와 통합은 비용절감을 즉시 가져온다. IBM은 현재 3900개 서버를 33개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하는 전 사적인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기업은 통신과 공급업체의 서비스 계약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비용절감을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 예컨대 일반 전화 대신 인터넷전화(VoIP)를 도입하거나, 출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데스크톱 비디오와 영상회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들이다.

 

 -글로벌통합(GI) 정책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가.

 ▲IBM은 최고의 글로벌통합기업(GIE)이 되기 위해 이미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 IBM은 모든 지역에 글로벌팀을 갖추고 있으며, 일관성 있는 글로벌 전략과 구조를 만들어놓았다. 글로벌 정책에 따라 각 나라에서 기술이 전달되고 실행되며 검토된다는 의미다. IBM의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사용은 전 세계에 걸쳐 일관성 있게 이뤄지고 있다. 어떻게 기술을 올바른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한 후 전 세계에 걸쳐 여러 차례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효율성을 창출하게 된다. 이는 여러 지역에 인프라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 개의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을 IT 직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IBM의 그린 데이터 전략을 소개해 달라.

 ▲IBM은 지난 2007년 연간 10억달러(1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빅그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빅그린 2.0’ 정책도 새로 발표했다. 이 같은 전략 아래 내부적으로 빅그린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데이터센터의 최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미 콜로라도 볼더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전 세계에 있는 여러 데이터센터를 시범 그린 데이터센터로 구축했거나 새로 단장했다. 지금은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에 또 다른 전략 아웃소싱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빅그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고객사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에너지 효율 향상 계획을 추진, 궁극적으로 전략 소비량이나 탄소 배출량의 증가없이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용량을 두 배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를 신축해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것과 비교해 연간 50억 ㎾h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기업은 그린 데이터센터 추진에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조언을 해달라.

▲우선 기업의 인프라를 엔드 투 엔드로 철저히 살펴본 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IBM은 5단계 계획을 제안하고 있다. 첫 단계는 회사의 에너지 사용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그린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애플리케이션을 가상화하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로 회사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고 측정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데이터센터 내외부에 혁신적인 고효율 냉각 솔루션을 적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다. 5단계 계획을 통해 기업은 에너지 비용을 최대 42%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한 가지 조치만 취하더라도 회사의 에너지 사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효과적인 IT조직 및 인력관리 방안은.

 ▲단순하고 통합된 인적자원관리는 기업 내부의 자원을 최적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요체다. IBM은 인력의 수급, 스킬 개발과 인적자원관리를 전 사적 관점에서 수행할 수 있는 단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CIO로서 최대 고민은 무엇인가.

 ▲장기적인 전략적 관점과 단기적인 실행 과제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가령 연구개발팀과 영업조직에 필요한 툴을 갖춰야 하는 혁신에 대한 연구가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최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업무혁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요구도 있다. 이러한 상반된 요구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마크 헤네시 CIO는

 마크 J 헤네시는 IBM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기술 운영과 전략적 비즈니스를 주도, 회사의 혁신과 성장 실현을 이끌고 있다. 헤네시 CIO는 2007년 7월 임명된 이후 정보기술(IT)과 비즈니스 전략을 접목하는 데 주력해 왔다. 또 균형 잡힌 조직관리 전환모델을 수립했을 뿐 아니라, IBM의 업무혁신과 정보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한 역량 및 경력 개발에 전념해 왔다.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은 헤네시 CIO는 1981년 영업사원으로 IBM에 입사, 다양한 관리직을 맡으면서 역량을 키워왔다. 1996년에 중서부 운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 중서부 10개 지역에서 IBM 운영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프로그램, 고객만족, 품질공정 등을 관리해 왔다.

 이후 1999년에는 일본 도쿄에 있는 아·태지역 영업 부사장을 역임, 아시아 22개국에서 이뤄지는 IBM의 서버, 네트워킹, 프린터 제품 판매를 총괄했으며,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유통채널관리 부문 부사장으로 재임했다. 당시 IBM의 글로벌 GTM(Go-To-Market) 자원과 지출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CIO 임명 직전에는 글로벌 유통무문 대표를 맡아 소매, 소비자 패키지 제품, 여행·운송업계에 맞는 IBM의 영업, 전략 마케팅, 솔루션을 총괄했다.

 헤네시 CIO는 오랜기간 IBM의 영업, 마케팅, 관리부서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업에서 가장 필요한 IT시스템은 물론이고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CIO리더십센터 자문위원과 대기업 고객의 파트너십 이사를 맡고 있다. IBM 리더십팀의 일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