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그나칩 존재의 이유

[기자수첩] 매그나칩 존재의 이유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매그나칩반도체가 투자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반인에게 낯설지만 이 회사는 옛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스템IC 부문이 모태다. 지난 2004년 시티그룹벤처캐피탈(CVC)에 매각되면서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반도체 불황에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마저 겹치면서 매그나칩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뉴욕증시 상장은 좌절됐다. 사업군 중 하나인 CMOS이미지센서(CIS) 사업은 지난 하반기 손을 뗐다. 사업실패와 경영난으로 매그나칩과 관련한 루머는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최근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한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고객사인 팹리스업체들이 팹을 옮긴다는 소동도 벌어졌다.

 매그나칩의 존재가 새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 회사의 주력사업 때문이다. 바로 파운드리다. 파운드리는 팹리스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수탁생산해주는 회사를 말한다. 국내에 파운드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매그나칩과 동부하이텍 정도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산학연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시스템반도체 강국 건설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파운드리다. 파운드리는 팹리스가 커갈 수 있는 터전이자 토양이다. 대만이 오늘날처럼 시스템반도체 강국이 된 것도 TSMC나 UMC 같은 세계적인 파운드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그나칩은 모두의 무관심 속에 스스로 기업설명회를 열어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하려 애쓴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만의 하나 매그나칩이 투자유치에 실패해 좌초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곳은 우리나라 팹리스산업이 될 것이다. 한 팹리스업체 사장은 “매그나칩은 우리 팹리스를 위해 존속해야 할 기업”이라면서 “외부기업이 투자를 하건, 정부가 나서든 간에 관심이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때늦은 관심은 후회만 남긴다. 그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야 할 때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