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수확, 센서로 원스톱 관리

머쉬랜드가 USN을 농작물에 적용한 장치와 제품 생산 과정.
머쉬랜드가 USN을 농작물에 적용한 장치와 제품 생산 과정.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가 버섯을 만나 ‘대박’을 터뜨렸다.

농작물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USN기반의 첨단 버섯재배 자동화 농장이 화제다. 시범 적용 단계를 넘어 2년 가까운 기술 적용 및 시험 과정을 거쳐 농작물 재배에 USN 기술을 상용화한 세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토닉스(대표 박환기 www.autonics.co.kr)가 최근 자사 센서, 제어·계측기기 기술 노하우를 버섯 재배에 적용, 생산성을 기존 대비 최고 10배까지 높인 최첨단 팽이버섯 농장 ‘머쉬랜드’를 공개했다.

울산 울주군 소재 머쉬랜드를 찾았을 때 농장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조용했다. 탁 트인 전경과 재배에 필요한 일손들의 분주히 오가는 모습을 예상한 것과 달리 대형 트럭만 간간히 오갈 뿐 재배 현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버섯의 발아부터 생육, 수확까지 전 과정에 센서를 이용해 농장 내부의 온도와 습도, CO2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자동 조절하는 것이 머쉬랜드의 특징. 따라서 USN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이후부터는 사람 손이 거의 필요 없다.

그나마 인력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곳은 수확 이후의 포장 과정으로 20명 남짓의 직원이 빠른 손놀림으로 팽이버섯을 비닐에 넣어 박스에 담고 있었다. 박환기 사장은 “USN기반의 첨단 농장 설비가 기존 농장에 비해 인건비는 3배 가량 낮췄고 생산성은 9배 가량 높여 줬다”며 “실시간 자동 조절로 인해 동일한 면적당 소모되는 전기료는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오토닉스는 3년전 하루 1톤 정도였던 생산량이 현재 하루 12톤으로 늘어 매일 컨테이너 4대 분량을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지에 지난 해 650톤 1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올 해는 1800만 톤, 300만 달러 어치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박 사장이 미래를 내다 본 과감한 투자 때문이다.

박 사장은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버섯의 장점에 주목했다. 음지의 차갑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버섯은 최소한의 면적에서 최대의 생산이 가능한 식물이며 여기에 오토닉스가 보유한 센서, 계측, 제어기기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머쉬랜드에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최적화된 공간에 물류 효율성을 보다 강화한 제2생산 라인이 증축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루 20톤에 연 60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하게 된다.

박 사장은 “첨단 USN기술을 적용해 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눈으로 확인한 것도 성과지만 무엇보다 농작물의 발아, 생육 과정의 오류를 실시간 파악해 즉시 수정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며 “USN 기반의 농작물 재배 시스템의 독자적인 비즈니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